[시선뉴스 한성현, 신승우] 최근 의정부 화재사고, 역삼동 도곡시장 화재사고, 천안 부탄가스 공장 화재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안전 불감증에 대한 얘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시간 국민안전처 방호조사과 인터뷰에 이어, 20년 넘게 실제 화재현장을 누빈 구로소방서 현장대응반 백승택 진압대원과 좀 더 현장감 있는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처음 화재 발생 신고가 들어왔을 때 소방서에서는 어떤 식으로 상황 대처를 하는지 궁금합니다.
(백승택 진압대원) 서울 구로지역은 남산에 종합방재센터를 통해 신고 접수가 되는데요. 그곳에 신고 접수를 하면 구로구에 화재가 났다고 저희에게 연락이 옵니다. 그럼 구로소방서로 지령망이 전달되고, 저희는 신속히 신고자와 신고 접수자와의 통화 내용을 들으면 출동하는 것이죠.

- 통화 내용을 들을 때 어떤 생각들을 하시나요?
(백승택 진압대원) 화재가 발생한 위치를 파악하면서 화재 상황에 맞춰 화재 진압을 준비하는데 지하 화재인지 지상, 차량 화재 어느 상황 인지에 대해서 파악하면서 초동대처를 준비합니다.

- 그렇다면 화재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어떻게 진압이 되는 건가요?
(백승택 진압대원) 무엇보다도 먼저 화재가 발생된 장소 내부에 사람이 있는지 그리고 어떤 유형의 화재인지에 대해서 최대한 빠르게 직감적으로 파악해야 합니다. 무조건 불을 끄려고 시도하는 것이 아니라, 이 부분을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상황을 빠르게 파악한 후 신속하게 대응을 해야 하는데요. 만약 화재 장소 내부에 사람이 있다면 화재진압과 동시에 인명을 구해야 하고, 인명이 없을 경우에는 인근에 있는 건물로 더 이상 불길이 번지지 않도록 빠른 시간 내에 화재를 진압해야 합니다.

▲ 빠른 화재진압을 위해 많은 시민들의 인식개선이 필요하다.(출처/구로소방서)
- 화재현장에 나갔을 때 어떤 점이 가장 힘든가요?
(백승택 진압대원) 아무래도 불법주차가 화재 진압 시 가장 힘든 점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주간에는 보통 차를 끌고 회사로 출근하기 때문에 그런 경우가 적지만 야간에는 퇴근 후 귀가를 해서 골목 주차를 많이 합니다. 저희는 화재가 발생 한 후에 화재 지점까지 골든타임 안에 도착하는 것이 중요한데 불법으로 주차된 차량들은 화재 장소의 접근을 힘들게 만듭니다.

- 골든타임 5분, 가장 중요한 시간 아닙니까?
(백승택 진압대원) 그렇습니다. 빠르게 판단하고 화재를 진압해야 하는데, 불법주차된 차량 때문에 호스인 수관을 전개하는데 시간이 걸려서 화재 현장에 제시간에 접근하지 못하면 그만큼 초기 진압이 힘들어집니다. 시간이 갈수록 불길은 더 번지고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하게 되죠. 이런 부분을 일반 시민들이 정말 중요하게 인식하고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지하이냐 지상이냐, 현장에 따라서도 어려운 점이 다를 것 같습니다.
(백승택 진압대원) 실제로 화재 현장은 지하일 경우가 가장 힘든데요. 아무래도 밀폐된 공간이고 그 공간에 농염과 열기가 꽉 차있어서 진압하기가 힘듭니다. 게다가 사람이 갇혀있는 상황이면 대형 인명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에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합니다.

- 지하에서 발생한 화재와 지상에서 발생했을 때와 어떤 큰 차이점이 있는 건가요?
(백승택 진압대원) 지하는 첫째, 열기가 빠져나갈 공간이 없고 밀폐된 공간에서 가연물이 타기 때문에 고열과 농염 때문에 진입이 상당히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화재를 진압하는데 지하실이 지상보다는 두 세배 이상 힘듭니다. 지하의 노래방이나 호프집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피해가 더 큰 이유기도 합니다. 항상 지하를 갈 때는 화재가 났을 경우 어느 쪽으로 화재 지점을 탈출할 것인지 항상 염두에 두고 들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 화재진압 후 백승택 진압대원은 항상 신속히 진압을 못하는 상황에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출처/구로소방서)
- 화재 진압 후에 현장을 돌아봤을 때는 어떤 생각이 드나요?
(백승택 진압대원) 조금 더 빨리 조금 더 신속히 진압을 했으면 인명 피해나 재산 피해가 줄어들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요. 또 ‘시민들이 조금만 더 주의 깊게 관찰하고 화재를 조심했다면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을 텐데’라는 안타까운 마음도 듭니다.

- 그동안 화재에 대한 시민의식 개선활동을 많이 진행했는데 실제로 화재에 대한 시민의식은 많이 변화되었다고 생각하나요?
(백승택 진압대원) 제가 진압대원으로 벌써 22년 차가 되었는데 확실히 옛날보다 인식이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과거에는 소방차가 지나가더라도 ‘나랑 상관없잖아’라고 생각하는 시민들이 많았지만 요즘은 출동을 나가다 보면 모세의 현상이라고 할 만큼 도로의 차들이 소방차가 지나갈 수 있도록 옆으로 비켜주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조금 더 시민의식 개선 홍보를 통해서 소방차, 구급차, 구조대 차가 현장에 빨리 도착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소방관에서 가장 필요한 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백승택 진압대원) 일단 화재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야 됩니다. 저를 포함해 현장에 투입되는 소방대원들은 수많은 경험과 연륜과 함께 화재에 대한 두려움이 없기 때문에 화재를 진압하고 인명을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화재사고는 언제든지 나와 우리 가족에게 발생할 수 있으니 화재가 발생하기 전에 항상 철저한 대비를 필요하다.(출처/구로소방서)
-마지막으로 독자분들에게 한마디만 해주세요.
(백승택 진압대원) 화재사고는 언제든지 나와 우리 가족에게 발생할 수 있으니 화재가 발생하기 전에 항상 철저한 대비를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해야지만 내 가족과 재산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꼭 명심했으면 좋겠습니다.

최근 포항 유강 터널에서 시민들이 화재현장으로 출동 중인 소방차를 위해 옆으로 비켜주는 ‘모세의 기적’의 모습이 CCTV에 잡혀 감동을 주었습니다. 화재는 우선 철저한 예방이 중요하지만 조그만 부주의로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화재 발생 후의 대처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모세의 기적’은 화재 예방을 위한 성숙한 시민의식의 출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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