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지난달 SBS가 업계 최고 수준의 희망퇴직을 실시하겠다고 밝히자 한수진 앵커와 손범규 아나운서 등 13명이 회사를 떠나기로 했다.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롯데 유통 계열사들이 잇따라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으며 소매금융 부문 철수를 앞둔 한국씨티은행에서는 직원의 약 66%가 이달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일부는 희망퇴직 허용 연령도 40대로 앞당겨진 가운데 현재 국내 기업들의 희망퇴직 상황을 알아보자. 

희망퇴직은 퇴직의 한 유형으로 개인적 사유에 의해 자발적으로 현재의 직장에 사의를 표명하는 것을 말한다. 본인에게 선택의 여지를 준다는 점에서 흔히 해고회피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대개 기업 상황이 어려워질 때 희망퇴직을 정리해고 이전에 시행하지만 단기적으로는 기업에 어려움이 없으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조직 개편(축소)을 위해 잉여인력을 보내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지난달 롯데백화점은 창사 이후 첫 희망퇴직을 통해 근속 20년 이상 직원들을 대거 내보내고 신규 직원을 채용하는 방식으로 인력구조 재편에 나섰다. 지난 9월 23일부터 근속 20년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희망퇴직에 500여명이 신청했다.

전체 직원 4,700여명 가운데 희망퇴직 대상은 2천여명으로, 이 가운데 25%가량이 회사를 떠나기로 한 것이다. 롯데백화점은 인사 적체 해소와 체질 개선을 위해 희망퇴직을 실시한 만큼 곧바로 젊은 피를 수혈해 인력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로 했다.

지난 9월 SBS도 방통위에서 TY홀딩스를 대주주로 변경 승인한 직후 사내에 희망퇴직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박정훈 SBS 사장은 이번 희망퇴직에 한해 퇴직금을 크게 높이고 별도 위로금을 추가해 업계 최고 수준의 희망퇴직 보상안을 마련했다고 밝힌 바 있다. SBS 관계자에 따르면 면직 발령을 받게 된 희망퇴직자는 총 13명으로 손범규·박찬민·최기환 아나운서, 이형근·원일희·한수진 기자, 민선홍 PD 등이 포함됐다.

희망퇴직금은 기본급에 정년 잔여 월수와 지급률을 곱하는 방식으로 산정되며 최대한도는 5억원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보상안에는 퇴직자 전원에게 특별위로금, 만 20년 이상 근속자에게는 장기근속 기여금을 1천만원씩 추가 지급하고, 최대 국장까지 1개 직급 명예 승진을 할 수 있게 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한국씨티은행에서는 직원의 약 66%가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한국씨티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0일까지 2주간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결과, 약 2,300명이 희망퇴직 의사를 밝혔다. 이는 소매금융 직원뿐 아니라 기업금융, 전산 부문 등 사실상 거의 모든 직군이 포함됐다.

합의 조건에 따르면 근속기간 만 3년 이상 정규직원과 무기 전담 직원이 희망퇴직을 신청하면, 최대 7억원 한도 안에서 정년까지 남은 개월 수만큼(최장 7년) 기본급의 100%를 특별퇴직금으로 받을 수 있다. 퇴직자에게는 창업·전직 지원금 2,500만원도 추가 지급된다. 그러나 신청자가 모두 최종적으로 희망퇴직 하는 것은 아니고 선별 과정을 거쳐 희망퇴직 확정자가 가려지게 된다.

국내 시중은행에서도 최근 희망퇴직자가 부쩍 늘어나는 추세로 KB국민은행의 경우 올해 1월 30일자로 무려 800명이 희망퇴직했다. 신한은행은 올해 이례적으로 1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희망퇴직을 진행해 각 220명, 130명씩 모두 350명이 짐을 쌌다. 희망퇴직을 하는 이들은 50대 초반, 40대 후반에라도 빨리 나가 또 다른 제2의 인생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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