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지난 21일 가을장마가 시작되면서 전국에 강풍을 동반한 많은 비가 쏟아졌고 고층 아파트 유리창이 깨져 주민이 다치거나 옹벽이 무너지는 등 인적·물적 피해가 잇따랐다. 짧았던 여름 장마가 끝나고 2차 장마로 불리는 ‘가을장마’가 찾아온 것이다.

‘가을장마’는 8월 말부터 9월 말까지 일어나는 장마를 일컬으며 중국 만주(둥베이 지방) 쪽으로 올라간 장마전선이 시베리아 고기압과 부딪쳐 한반도를 지날 때 비를 동반하는 기상 현상이다.

보통 6월 하순에서 8월 중순까지 집중적으로 내리는 비를 여름장마라 하고, 초가을인 8월 말부터 9월 말까지 볼 수 있는 장마를 가을장마라고 한다. 가을장마가 길게는 10월 초까지 가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 8월에서 9월 사이 초가을에 발생한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보통 북쪽에서 내려오는 찬 공기와 남쪽의 더운 공기가 만나 한반도를 오르내리며 1·2일 정도 비를 뿌리는데, 강우량이나 강수일수는 초여름의 장마전선이 북상할 때보다 일반적으로 적다. 

여름장마처럼 뚜렷하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며 해에 따라 강우량도 불규칙하고 태풍 시기와 맞물려 피해를 주기도 한다. 지역에 따라서는 집중호우를 일으킬 수 있고 여름장마로 땅에 충분히 수분이 흡수된 상태에서 가을장마가 발생할 경우 농작물 등에 해를 입히기도 한다.

한반도에서 언제부터 가을장마가 시작되었는지 정확히 고증할 수는 없지만 <고려사(高麗史)>에 1026년(현종 17) 가을장마로 인해 민가 80여 호가 떠내려갔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예부터 가을장마의 피해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84년 8월 말 중부지방과 서울에 큰 홍수 피해를 가져온 것도 가을장마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1일 우리나라에 가을장마가 시작되면서 많은 피해가 잇따랐다.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는 강풍에 베란다 창문이 깨지면서 주민이 다쳐 병원 치료를 받았고 부산 온천천에서는 갑자기 불어난 하천 물에 고립된 행인이 119구조대에 구조되기도 했다.

이날 충남 태안군 남면 몽산포자동차야영장에서는 강풍을 동반한 비로 소나무 1그루가 쓰러지며 8살·10살 여자 어린이들이 있던 텐트를 덮쳤고 두 아이는 머리 등을 다쳐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최근 태풍이 지나가고 비 내리는 궂은날이 이어지면서 수확을 앞둔 농가도 울상이다. 수확이 한창인 포도알이 쩍쩍 갈라지는 열과 피해가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영동군에 따르면 지난 23일쯤부터 포도 열과 피해가 발생했으며 열과 피해는 물 관리를 잘했어도 궂은날이 이어지면서 공기 중의 습도가 높아지면 발생한다.

강우량도 불규칙하고 농작물에 해를 입히기도 하는 ‘가을장마’. 올해 작황이 좋지만 가을장마로 많은 비를 쏟아내며 수확철을 앞둔 농가에서는 마음을 졸이고 있다. 이에 농업기술센터는 가을장마로 일조량이 부족하면 농작물 성장에 문제가 생기고, 장마 뒤 고온 현상이 이어지면 병해충 발생이 기승을 부리는 만큼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