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한성현] 2009년 ‘워낭소리’, 2014년 ‘님아, 그 강을 건너지마오’ 등 다큐멘터리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이 뜨거운 시기다. 이런 시기에 맞물려 2015년 또 다른 다큐멘터리 영화가 2월 5일에 개봉한다.

2013년 9월 25일 MBC ‘라디오 스타’ 최초 일반인 출연자인 송호준 작가의 OSSI 프로젝트를 고스란히 담은 영화 ‘망원동 인공위성’. 오늘 아이디언 인터뷰에서는 영화 ‘망원동 인공위성’의 김형주 감독과 함께 영화의 비하인드 스토리 및 2년 10개월의 제작과정에 대해 알아본다.

▲ 송호준 작가가 진행한  OSSI 프로젝트를 2년 동안 담은
영화 '망원동 인공위성'이 2월 5일에 개봉한다.
- 김형주 감독님 안녕하십니까. 영화 소개 간략히 부탁드리겠습니다.

(김형주 감독) ‘망원동 인공위성’은 서울 망원동에 사는 송호준이라는 작가가 티셔츠 1만 장을 팔아 1억 원의 인공위성 발사비용을 충당하고, 세계 최초로 개인이 DIY 방식으로 인공위성을 만들어 우주로 띄우겠다는 프로젝트를 기록한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 세계 최초라고 하셨는데 정말인가요?

(김형주 감독) 네. 개인이 인공위성을 띄운 건 세계 최초입니다. 영화에 나오는 사이즈의 인공위성은 있긴 한데요. 군에서 띄웠다든가 대학교에서 띄웠다 이런 식이지 완전히 개인적으로 띄운 것은 세계 최초 인거죠.

- 과거에 송호준 작가가 이슈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김형주 감독) 2013년 9월 25일, MBC ‘라디오스타’에 송호준 작가가 출연했어요. 그때가 영화 편집까지 다 끝나고 DMZ영화제에 상영하는 것으로 결정이 난 다음 막바지에 색 보정을 할 때 방영이 됐어요. 솔직히 저는 본 방송을 못 봤어요. 그런데 방송 날에 문자가 오더라고요. ‘너가 찍는 다큐멘터리 주인공이 TV에 나왔다’, ‘라디오 스타에 나왔다’... 그래서 인터넷을 보니까 실시간 검색 1위에 올라와 있었어요. 당황 했죠. 방송이 이정도 위력인가하고요. 아무튼 방송 출연 후에 DMZ영화제에서 ‘망원동 인공위성’을 가지고 홍보를 많이 했습니다.

- 어떻게 송호준 작가의 인공위성 프로젝트를 촬영하게 된 것인가요?

(김형주 감독) 단편영화 촬영을 하다가 세트장에 불이 난 적이 있어요. 그 때 촬영 했던 하드디스크 및 모든 장비들이 녹아 내렸죠. 어쩔 수 없이 철수를 하고, 처음부터 다시 찍어야되는 상황이 온 거에요. ‘내가 이걸 왜 하고 있는거지?’라는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고요. 그때 잡지를 우연히 봤는데 개인이 인공위성을 만드는 송호준 작가 이야기가 있었어요.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죠.

SNS로 송호준 작가에게 팔로우를 해서 한번 만나고 싶다고 쪽지를 보냈고, 홍대 카페에서 만났습니다. 실제로 머리 긴 남자를 처음보는 날이었죠. (하하하) 많은 얘기를 나누다 촬영을 하게 됐죠. 이 사람과 촬영을 하면 ‘내가 이걸 왜 하고 있는지’알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 영화 '망원동 인공위성'의 김형주 감독은 촬영 감독으로 김성호 감독의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이정향 감독의 '오늘' 등 상업 영화 및 단편 영화 촬영을 진행했다.
- 그렇다면 그 해답은 얻으셨나요?

(김형주 감독) 아니오. (하하) ‘왜 하는가?’라는 것 자체가 ‘어떤 목적이 있는 가’라고 이야기를 바꿔서 얘기해 볼 수 있는데. 그 것을 단순히 내가 하는 이유는 ‘음악을 왜 듣는가?’, ‘산은 왜 오르는가?’등의 대답으로는 나올 수가 없는 것이라는 거죠.

- 약간 철학적인 내용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듭니다. 영화 소개를 보면 OSSI라는 단어가 많이 나옵니다. 정확한 뜻은 무엇인가요?

(김형주 감독) Open Source Initiative(OSI)라고 오픈 소스 운동이 있어요. 여기에 인공위성이 붙어서 Open Source Satellite Initiative(OSSI), 오픈 소스 인공위성 운동의 약자라고 보시면 됩니다. 개인이 인공위성을 띄우는데 그 과정과 기술적인 정보들 그런 것들을 공개된 소스들에서만 취합한다는 거죠.

우주산업 같은 경우는 폐쇄적이고 기본 정보만 알거나 군 당국만 알고 있는데, 기밀정보를 빼와서 몰래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에 공개되어 있는 기본적인 지식과 정보들을 취합을 해서 그 것을 데이터로 해서 자기가 인공위성을 만드는 것이죠.

그리고 자기가 오픈 소스를 가지고 인공위성을 만들었기 때문에 개인이 만든 인공위성의 전 과정과 기술적인 정보를 공개하고, 최종적으로 누구나 인공위성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기본 적인 골자인 거죠.

▲ 송호준 작가가 진행한 OSSI프로젝트란 개인이 만든 인공위성의 전 과정과 기술적인 정보를 공개하고, 최종적으로 누구나 인공위성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이다.
- 오픈 소스면 전 세계인이 다 볼 수 있을 텐데 송호준 작가 이후 개인이 인공위성을 만들려고 시도하는 사람이 있나요?

(김형주 감독) 아니요 한명도 없는 것 같아요. 오픈 소스를 가지고 모든 과정을 공개를 했는데 과정이 공개됐다고 거기에 들어가는 노동력이나 비용들이 없어지는 건 아니잖아요. 똑같이 비용이 존재하겠죠. 발사 비용이 1억인데, 1억을 들여서 인공위성을 쏘겠다는 개인은 나타나지 않죠.

- 1억이 5초 만에 우주로 날아가는 거겠죠?

(김형주 감독) 네. 정말 한 순간이죠.(하하하)

- 다큐멘터리는 한마디로 ‘기록’이죠. 2년 동안 촬영분도 만만치 않을텐데, 장면을 고르기 힘들지 않으셨나요?

(김형주 감독) 당연히 힘들죠. 일반적인 관람의 런닝 타임, 즉 관객들이 집중할 수 있는 일반적인 시간에 맞추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제외되는 영상이 많죠. 촬영된 소스가 300시간(12일 하고 반나절)에 육박해요. 하드용량으로는 7TB정도 됩니다. 300시간에서 100분이 나오려면 150대 1의 경쟁률을 뚫고서 나온 소스들의 종합인거죠.

- 영화가 완성이 되고 난 후 많은 영화제에 출품 및 초청이 됐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김형주 감독) 우선 DMZ영화제에서는 심사위원 특별상하고 관객상을 받았고요, 서울독립영화제는 특별 초청, 그 다음해에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했던 논픽션의 작가들 전시에서 초청이 돼서 상영했고요. 그리고 해외에서는 캐나다에서 열리는 핫 독스, 러시아 모스크바 영화제에도 초청이 있었는데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촬영 때문에 가지는 못했고요. 그리고 모스크바 컨템포러리 과학영화제는 과학관련 다큐멘터리만 초청해서 하는 필름 페스티벌인데요. 거기서 관객상을 받았어요.

- 해외 현지 반응은 어땠나요?

(김형주 감독) 해외에서는 좋아해요. 반응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이 하나가 있다면 모스크바 컨템포러리 과학영화제에서 한 패널 분 기계공학교수의 말이었는데요. ‘우리나라(러시아)에서는 더 싸게 띄울 수 있다. 러시아는 발사비용 1억보다 더 싸게 띄울 수 있다’라고 말했죠. 또 다른 사람은 ‘티셔츠를 만들고 파는 것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라는 얘기를 하더라고요. (하하) 다양한 반응들에 고마웠죠.

- 해외에서 많은 관심을 받은 영화 ‘망원동 인공위성’. 관객과 독자들에게 한 말씀 하신다면?

(김형주 감독) 영화를 편하게 보고 조금 더 많은 이야기들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사람들은 보고 싶은 것만 보잖아요. 이 영화는 열려있으니까 다양한 시선으로 볼 수 있고, 각자 본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좋겠습니다. 그런 말들이 저한테는 보람입니다. 재미있고 재미없는 것을 떠나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영화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송호준 작가의 OSSI 프로젝트를 고스란히 담은, 제작기간 2년 10개월, 촬영분량 300시간. 15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나온 소스들의 집합인 다큐멘터리 영화 ‘망원동 인공위성’. 5초 만에 1억이 날아가는 모습이 궁금하다면, ‘망원동 인공위성’을 찾아보세요. 도전과 열정을 되살려주는 단비 같은 영화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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