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임수현 수습] 많은 비밀을 품고 있는 행성 ‘금성’. 이른바 샛별이라 불리는 금성에 대한 탐사가 오랜 시간 멈춰 있다가 다시 시작될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그 선두에는 항공우주국(NASA)와 유럽우주국(ESA)이 나섰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이어 유럽우주국(ESA)도 '샛별' 금성에 대한 새로운 탐사 계획을 발표하고 나서 2030년대 초반 우주탐사 화두는 금성이 될 전망이다.

태양에서 두 번째로 가까운 금성은 '샛별'로도 불리며, 지구와 크기 및 밀도 등에서 유사해 지구의 '쌍둥이' 행성으로 취급된다. 그러나 이산화탄소가 대부분인 두꺼운 대기를 지녀 지구보다 온실효과가 심하고 표면온도가 500도 안팎에 달해, 생명의 존재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최근 수십년간 화성 탐사에 자원이 집중된 것도 이 때문이다.

NASA는 1989년 마젤란호 발사이후 금성 탐사선을 새로 보내지 않았으며, ESA는 '비너스 익스프레스'(2005~2014년)가 마지막 금성 탐사선이었다.

이런 가운데 먼저 NASA가 30여년 만에 금성 탐사 재개를 선언해 화제를 모았다. NASA는 금성의 대기 구성을 파악할 탐사선 '다빈치(DAVINCI)+'와 금성 전체의 화산활동과 지질학적 특성을 탐사할 '베리타스'(Veritas)를 각각 2028년부터 시작해 3년 간격으로 발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빈치+는 분석도구를 실은 구체를 내려보내 금성의 대기가 어떻게 구성돼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목표다. 대기조성을 파악하면 금성에서 극도의 온실효과가 발생하는 이유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NASA는 기대한다. 다빈치+에는 금성 '테세라'(tesserae) 지역 첫 고해상도 이미지를 촬영한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테세라는 지구의 '대륙'과 비교되며 금성에 지구와 비슷한 판 구조가 있을 수 있다는 추측을 부르는 지역이다.

베리타스는 레이더를 이용해 금성의 3차원 지형도를 만들고 지진과 화산활동이 여전히 벌어지고 있는 확인하는 것이 목표다. 또 활화산들이 대기로 수증기를 내뿜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지표면에서 나오는 적외선을 탐지해 어떤 암석이 존재하는지 지도도 그릴 계획이다.

NASA가 선언한 뒤 약 일주일 만에 ESA의 발표가 이어졌다. ESA는 10일 금성 궤도를 돌며 특정 지역을 내부 핵부터 상층 대기까지 집중 탐사할 '인비전'(EnVision)호를 이르면 2031년이나 2032~2033년 사이에 발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비전호는 베리타스호가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집중 탐색할 곳을 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인비전호는 금성의 두꺼운 황산 구름을 뚫고 표면 지형과 지하 1천m까지 관측할 수 있는 NASA 제공 레이더( VenSAR)를 장착하는데, 마젤란호보다 10~50배 더 정확한 지도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외에도 행성 내부구조를 파악할 수 있는 음향장비와 대기의 가스 흐름을 추적하고 표면 구성 성분을 분석할 수 있는 분광기 등 다양한 과학 장비를 탑재할 예정이다.

이처럼 다빈치+와 베리타스, 인비전은 지구와 크기와 밀도 등이 비슷하고, 태양과의 거리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데도 금성만 납도 녹일 만큼 뜨겁고 유독성 가스로 가득 찬 혹독한 환경을 갖게 됐는지를 규명하는 데 초점을 맞추게 된다. 특히 인비전호와 베리타스호를 담당하는 과학자들이 사실상 같은 팀인데, 이들은 상호 보완적 관계여서 금성의 중요한 문제에 대한 답을 구하고 지구와는 크게 다른 진화를 해온 이유를 규명하는데 있어 역할을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구와 가장 가깝지만 아주 다른 이웃 행성에 대한 새로운 탐사 시대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금성이 오랫동안 무시돼왔지만, 이번 탐사미션이 끝나면 화성만큼 많이 친숙한 행성이 될 것이다. 특히 금성의 대기가 현재 지구가 겪고 있는 것과 비슷한 기후변화를 먼저 거쳤을 수도 있어 기후변화 충격에 대처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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