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휘 기자] ※본 콘텐츠는 동물과 관련된 다양한 사자성어(四字成語, 고사성어)를 소개하며 그 유래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기사입니다.

‘당나귀’가 울고 ‘개’가 짓는다

들을 가치가 없는 이야기나 보잘것없는 문장을 이르는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사자(四字)야! 놀자’ ‘여명견폐(驢鳴犬吠)’입니다.
→ 당나귀 여(驢) 울 명(鳴) 개 견(犬) 짖을 폐(吠) 

‘여명견폐(驢鳴犬吠)’란 

당나귀가 울고 개가 짖는다는 뜻으로 들을 가치가 없거나 졸렬한 문장을 비유할 때 쓰는 말입니다.

‘여명견폐(驢鳴犬吠)’ 이야기

남북조 시대의 북위에 ‘온자승’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어려서부터 공부를 열심히 해 식견이 높았습니다. 그러나 이끌어주는 사람이 없어 ‘왕연’의 집에 들어가 식객 노릇을 하고 있었죠. 하인의 애들을 가르쳤고 하루는 당대의 저명한 문인인 ‘상경’이 왕연의 집에 왔다 온자승이 쓴 문장을 보게 되었고 이런 탁월한 문장을 본적이 없다며 감탄했습니다.

북위의 효명제는 전국의 어질고 유능한 선비를 뽑아 등용하도록 지시했습니다. 800여명의 참가자 가운데 23명이 등용의 영광을 차지했고 가장 우수한 인재로 꼽힌 인물이 온자승이었습니다. 선발에서 제외된 사람들은 결과를 승복할 수 없다고 아우성이었지만 온자승은 그들의 질문 하나하나 답해주고 위로해주기도 했습니다. 결국 모두가 온자승에게 미치지 못함을 인정했습니다.

이 일이 조정에 알려지며 온자승은 22살의 나이로 어사가 되었습니다. 황제의 신임도 두터워져 조정에서 작성하는 공식 문서도 온자승에 의해 작성될 정도였습니다. 그러다 발해왕 ‘고환’이 정변을 일으켜 조정을 손아귀에 넣었고 이에 ‘주조’는 노발대발했습니다. 고환을 치기 위해 출병하지만 참패를 당하게 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고환의 공적을 기리는 의미로 기념비를 세우기로 하고 비문은 온자승이 쓰게 되었습니다. 이후 남조의 유명한 문인이 이 비문을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고 그 비문을 그대로 베껴 썼습니다. 그리고 북외에 글을 제대로 아는 선비가 있냐고 친구들에게 묻자 친구들은 “딱 한 사람 온자승이 있었네. 그가 쓴 한능산 비문은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는 명문이었어. 그렇지만 다른 작자들의 목소리는 모두 ‘여명견폐’에 불과하더군”이라고 답했습니다.

‘여명견폐(驢鳴犬吠)’가 되지 않으려면

여명견폐는 당나귀가 울고 개가 짖는다는 뜻으로, 다른 사람의 문장이나 논리가 졸렬할 때 비웃는 말입니다. 자기의 주장을 내세울 때는 주장을 뒷받침할 확실한 근거들이 있어야 여명견폐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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