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 디자인 이윤아 수습] 철 따라 이동하는 새인 철새. 이른 봄부터 초여름쯤 우리나라에 와서 새끼를 낳고 여름을 나는 여름 철새와 그 반대인 겨울 철새가 있다. 겨울 철새는 시베리아와 같은 매우 추운 지역에서 살다가 우리나라로 날아와 겨울 한 철을 지내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간다. 먼 거리를 이동하는 철새들, 어떻게 장거리를 이동할 수 있을까? 

철새들은 번식을 위해 따뜻한 곳으로 장거리 비행을 하게 된다. 보통 북쪽에서 우리나라로 오는 새들은 비행거리가 약 3,000km가 되고 우리나라에서 따뜻한 남쪽으로 날아가는 새들은 비행거리가 약 5,000km 정도가 된다.  

철새들이 이동할 때  볼 수 있는 V자 대형의 가장 선두는 철새들 무리 중 가장 힘이 세고 체력이 좋은 새가 리더 역할로 자리를 잡는다. 그러다 그 리더가 체력이 떨어지게 되면 다음 자리에 위치한 새와 자리를 바꾸게 된다. 

이렇게 순서를 바꾸며 비행을 하다 체력이 약한 새는 뒤로 밀려나 비행을 하게 되는 것인데, 이는 철새가 자리를 바꾸는 행동을 통해 고통을 나누고 에너지 낭비를 줄이기 위한 철새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새들이 V자 형으로 가는 이유는 공기역학과 관련이 있다. V자 형태에서 날갯짓을 하게 되면 공기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는 상승기류의 양력이 생기는데, 이 양력은 뒤따르는 새들이 날갯짓을 덜 해도 흐름을 타고 상대적으로 편하게 비행할 수 있게 도움이 된다. 이렇게 서로 도와가며 이동을 하면 혼자서 이동하는 것보다 70% 이상 더 비행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영국 왕립수의대 스티븐 포르투갈 박사팀은 붉은볼따오기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새로운 사실을 또 발견한다. 어린 붉은볼따오기 14마리에게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관성측정장비를 채운 뒤 소형 비행기를 타고 함께 날며 비행 대형 속 위치, 속도, 날갯짓 횟수 등을 기록했다. 

이때 새들이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해 V자 비행을 한다는 사실을 재확인했을 뿐만 아니라 새들이 V자 비행을 할 때 뒤따라가는 새가 앞서가는 새의 박자에 맞춰 날갯짓을 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새는 날갯짓을 하며 상하로 요동치는 난기류를 만드는데, V자 비행을 하면 앞선 새가 만드는 하강기류를 피해 상승기류를 탈 수 있다. 앞선 새의 박자에 맞춰 날갯짓을 하는 것도 이런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반면 앞뒤 일렬로 줄을 지어 날아갈 때는 반대로 엇박자로 날갯짓을 하는데, 이때는 앞에 있는 새가 만드는 하강기류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엇박자로 날갯짓 하는 것을 확인했다.

혼자 가면 더 빨리 갈 수 있을지 몰라도 함께 가면 더 멀리 갈 수 있다는 사실은 점점 혼자가 편한 세상이 되어버린 우리 인간들의 사회에 던져주는 메시지가 아닐까. 희생과 배려 그리고 소통이 담긴 철새들의 모습에 우리의 삶을 한 번 되돌아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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