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오는 26일 펼쳐지는 제 7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에 이어 또 한 번 대한민국의 명성을 드높이는 수상의 쾌거가 달성될지 기대감이 높아진다. 다름 아닌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윤여정’의 수상이 유력해 보이기 때문이다. 영화 '미나리'의 윤여정은 영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까지 거머쥐며 미국 아카데미상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는 평을 받고 있다.

영국영화TV예술아카데미(BAFTA)가 지난 11일(현지시간) 열린 ‘2021 영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의 배우 윤여정을 여우조연상 수상자로 발표하며 ‘여정 윤’은 세계적인 배우의 반열에 올라섰다.

영화 '미나리' 윤여정 [판씨네마 제공.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연기력은 물론 세계에 통한 윤여정의 입담은 큰 화제가 되었다. 윤여정은 화상으로 전한 수상 소감에서 감격한 표정으로 영어로 "한국 배우 윤여정입니다"라며 인사를 했다. 윤여정은 우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남편 필립공 별세에 애도를 전하며 예의를 갖췄다. 이어 “모든 상이 의미있지만 이번엔 특히 '고상한 체 한다'고 알려진 영국인들이 좋은 배우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특히 의미가 있고 영광이다”라고 센스 있는 농담을 던져 웃음과 박수를 끌어내기도 했다.

이제 제 73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여정 윤’ 호명이 기대되고 있다. 영화 '미나리'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윤여정이 시상식 참석을 위해 지난 13일 출국한 상황. 참고로 리 아이작 정 감독의 영화 '미나리'는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포함해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음악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라있다.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 윤여정 [후쿠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윤여정은 오스카 여우조연상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윤여정은 "'미나리'가 관객과 비평가로부터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게 될 줄은 기대도 안 했다"며 "아직도 실감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한인 가족의 미국 정착 이야기를 그려낸 '미나리'에 출연하게 된 계기와 관련해 이 영화를 연출한 리 아이작 정(한국명 정이삭) 감독이 "정직하고 진실해서 좋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윤여정은 결혼과 미국 이주, 이혼의 경험이 현재의 자신을 키운 원동력이었다고 소개하기도 한다. 실제로 윤여정은 한국에서 배우로 1970년대에 전성기를 구가하다가 결혼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다. 그런 그는 10여 년을 미국에서 살다가 이혼한 뒤 한국에서 다시 배우 생활을 시작했고 오뚝이처럼 일어섰다. 이에 대해 "과거 한국에선 결혼하면 특히 여배우의 경우 경력이 끝났다"며 "나는 연기를 그만둘 생각이 없었지만, 주부가 됐고 그냥 그런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이혼 경험에 대해서도 "그 당시만 해도 이혼은 주홍글씨 같았고 '고집 센 여자'라는 인식이 있었다"면서 "(이혼녀는) '남편에게 순종하고 결혼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것을 어긴 사람이었기 때문에 나는 텔레비전에 나오거나 일자리를 얻을 기회도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끔찍한 시간이었다. 두 아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어떤 역할이라도 맡으려 노력했고 과거 한때 스타였을 때의 자존심 따위는 신경 쓰지 않았다"며 "그때부터 아주 성숙한 사람이 된 것 같다"고 회고했다.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 윤여정 [연합뉴스 자료사진]

50년 경력의 배우 윤여정에 대한 세대를 불문한 사랑. 거기에는 연기력 이외에 윤여정 특유의 쿨함과 소통 능력이 기인한다. 윤여정과 작품을 함께한 많은 PD와 스탭들은 그녀의 세대를 초월하는 입담과 쿨함을 매력으로 꼽는다. 특히 어린 세대와 소통함에 있어서도 전혀 장벽이 느껴지지 않는 것이 특징으로, 이러한 매력은 ‘윤식당’ 등 각종 예능을 통해 발휘된 바 있다.

"대사를 외울 수 있는 한 영화 인생을 계속하고 싶다" 영화 '미나리'로 미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배우 윤여정이 밝힌 소감이다. 그녀의 바람이 곧 대중의 바람이기도 하다. 세계적인 여배우 반열에 올라선 한 결 같이 쿨한 배우 윤여정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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