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최근 정인이 사건을 비롯해 아동학대 관련 뉴스가 끊이지 않는 요즘. 우리가 평소에 아동학대에 너무 무관심했던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된다. 더 이상 이런 비극이 이어지지 않도록 시선뉴스에서 특집편으로 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를 만나 궁금했던 사항들을 알아보았다. 

지난 시간 ‘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를 통해 학대 현실 등에 대해 안타까운 현실을 들어보았다. 이번 시간은 특집 마지막편으로 기관 근무자가 전하는 진심 어린 목소리를 들어보겠다.

PART 3. 학대 예방을 위한 노력

[사진/강원동부아동보호전문기관 제공]
[사진/강원동부아동보호전문기관 제공]

- 사건이 발생하기 전, 기관에서는 예방을 위한 교육도 진행을 하고 있나요?
아동학대예방사업의 일환으로 교육 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아동학대 신고의무자 직군에게 아동학대예방 메시지와 신고 의무를 안내하는 신고의무자교육과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아동학대예방교육으로 구분되는데요. 신고의무자교육은 법적으로 연 1회 이상 의무화되어 있기 때문에 저희 기관 이외에도 아동권리보장원 등의 온라인 교육 자료를 통해 어렵지 않게 교육을 이수할 수 있습니다.

- 학대를 당한 아동들은 어떻게 보호가 되나요?
아동학대 상황의 정도나 법률 위반 정도에 따라 아동학대 행위자의 아동학대가 처벌 대상 또는 상담, 교육 대상으로 구분됩니다. 이에 따라 학대 피해 아동에 대한 조치도 이에 맞게 진행되죠. 경미한 정도의 아동학대, 재학대 발생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판단되는 사례는 사례관리 차원에서 지속적인 상담이 진행되고 심각한 아동학대 상황과 더불어 재학대 발생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되는 사례는 학대피해아동 전담 쉼터로 분리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이때는 재학대 발생 요소가 제거가 될 때까지 학대행위자와 분리되어 쉼터에서 보호됩니다. 

[사진/Flickr]
[사진/Flickr]

- 기관에서 일을 하면서 정말 기억에 남는다거나 마음이 아팠던 사례가 있나요?
만나게 되는 모든 아이들이 마음 쓰이지만, 그중에서도 꼽자면 신생아 유기 사건으로 만나게 되는 아이들에게 눈길이 한 번 더 가는 것 같아요. 태어나자마자 부모의 따뜻한 품이 아닌 차가운 곳에 버려져 세상을 만난 아이들이기 때문에 안타까움을 더 느끼는 것 같습니다. 신생아 유기 사건이 드물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실제로 매년 300명 이상의 아이들이 태어나자마자 버려지고 있습니다. 물론, 통계적으로 확인이 가능한 수치로 보았을 때고, 실제로는 더 많은 아이들이 버려지고 있을지도 모르기에 계속 관심을 가져야죠. 

- 피해 아동들을 많이 만났을 텐데 어떨 때 보람은 많이 느끼나요?
어쩌면 성장하면서 굳이 겪어도 되지 않아도 되는 일인 거잖아요. 그런데 힘든 일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씩씩하게 밝게 웃는 아이들을 볼 때면 어른으로서 미안하기도 하고 수많은 감정을 느끼게 되는데요. 그 웃음이 오래도록 빛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 피해를 입은 아이들을 기관에서는 어떻게 지원을 하고 있나요?
기본적으로 재학대 예방을 중점으로 학대피해아동 및 해당 가정을 대상으로 사례관리가 진행됩니다. 이는 학대 상황의 정도와 법률 위반 정도에 따라 기관 내 상담 차원이 될 수도 있고 사건 처리 차원이 될 수 있는데요. 경미한 수준의 학대 상황이 확인되고 재학대 가능성이 낮은 사례로 판단되면 재학대 예방을 위한 모니터링, 상담 등의 사례관리가 진행될 수 있습니다. 해당 학대 상황의 정도가 그 이상이라고 판단되면 사건 처리를 돕거나, 심리치료 지원 등 해당 사례에 따라 다양한 방향의 지원을 진행할 수 있죠.    

[사진/강원동부아동보호전문기관 제공]
[사진/강원동부아동보호전문기관 제공]

- 피해 아동들을 위해 심리 치료도 진행을 하고 있나요?
각 아동보호전문기관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기관 내 심리치료사가 상주하거나 프리랜서 심리치료사를 고용해 피해아동 혹은 학대행위자를 대상으로 심리 치료가 진행됩니다. 물리적 환경 등 여러 방해 요인으로 기관에 내방하여 진행하는 심리치료가 어렵거나 보다 의료적인 차원의 개입이 필요할 경우 가구 소득 기준에 따라 심리치료비 예산을 지원하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 직접 아이들을 마주하면서, 사회적 인식이나 제도적으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있나요?
아동학대가 발생하기 전, 신고 이전에 기관의 개입을 통해 아이도 부모도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들이 있었다면 아동학대는 발생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교육들이 제도적으로 뒷받침된다면, 아동학대예방의 큰 역할이 되지 않을까 하는데요. 현재 아동학대 신고의무자를 대상으로만 교육이 의무화되어 있죠. 나아가 직장에서 하는 성희롱예방교육처럼 아동학대예방교육이 의무교육으로 지정된다면 그만큼 효과가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최종 목표는 어떻게 되나요?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아동의 안전 확보, 아동의 권익 및 안전 최우선, 가족기능 강화 및 가족 보존을 목표로 아동학대예방사업 전반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학대위험으로부터 아동을 보호하고, 아동이 더 이상 학대를 받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그래서 아동의 안전 확보를 위해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전문적인 치료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동보호전문기관의 과제라고 할 수 있죠. 더불어 아동을 독립된 인격체로서 존중하고 권익과 안전에서 최우선으로 배려하며, 아동이 안전한 상태에서 원가정에서 지내는 것을 목표로 가족기능의 회복과 강화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 저희의 역할입니다. 

[사진/Wikimedia]
[사진/Wikimedia]

- 마지막으로 하고 싶었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정신적인 상처를 가지고 있는 아이가 성인으로 성장하면서 성격 형성이나 자아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금은 자극적이고, 극단적일 수도 있지만 아동학대는 모든 범죄의 근원이 될 수도 있다고도 할 수 있는데요. 강력범죄자들의 유년시절을 조사했을 때 66% 이상 아동학대 등 부모 문제로 고통을 받았다는 연구 결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안타깝게도 아동학대는 대부분 가정 내 작은 체벌에서 시작됩니다. 한 대가 두 대가 되고, 열 대, 백 대가 되는 순서죠. 이를 끊기 위해서는 이제는 우리가 아동을 성인의 소유물로 바라거나 체벌을 훈육으로 생각하는 우리들의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아야 할 것입니다.

아이들의 웃음이 오래 빛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 ‘아동보호전문기관’ 근무자들. 앞으로 기관 관계자들만 학대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계속되는 악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을 것이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