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팀이 명화나 지폐 등 복제가 불가능한 다중 위조 방지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세 입자에 3차원 홀로그램과 ‘구조색’, 형광 특성 등의 보안 정보를 다양한 형태와 조합으로 구현해 위조가 불가능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개발된 공액고분자 입자는 보는 방향에 따라 색깔이 달라지는 특성인 구조색이 있다.

색은 일반적으로 화학색과 구조색으로 나눌 수 있으며 물질 고유의 색소에 의한 색을 화학색, 빛의 굴절이나 간섭과 같은 물리적인 원리에 의해 나타내는 색을 ‘구조색’이라고 한다. 구조색은 주름·줄무늬·층 등 나노 구조에 의한 빛의 간섭으로 생기는 색이기 때문에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색깔로 변하는 특징이 있으며 이 화려한 구조색을 가진 동물들이 있다. 

먼저 공작새는 아름다운 빛깔을 지닌 동물로 꽁지깃은 청색과 녹색, 금색 등 보는 각도에 따라 색깔이 변한다. 꽁지깃은 색소로 이루어진 갈색이지만 봉 모양의 나노 구조로 되어 있으며 이 봉들이 어떻게 배열되는지에 따라 다른 색으로 보이게 된다. 어떤 배열은 노란색을 반사하고 어떤 배열은 녹색을 반사하기 때문에 보는 각도나 움직임에 따라 색이 현란하게 바뀌는 것이다.

환경에 따라 피부색을 바꾸는 것으로 유명한 카멜레온도 구조색을 활용한다. 카멜레온 피부를 관찰해보면 피부층이 비접촉형 격자 구조를 이루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카멜레온은 이 구조를 바꿀 수 있으며 구조가 미세하게 변하면 흡수하거나 간섭하는 빛의 파장도 바뀌면서 피부색이 바뀌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적의 공격을 받아 흥분을 하면 격자 간격을 늘리게 되고 피부가 특정 파장의 빛만 선택적으로 반사해 피부색을 바꾼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색을 자랑하는 모르포나비도 구조색을 활용한다. 모르포나비의 날개를 관찰해보면 미세한 구조물이 여러 층으로 배열이 되어 있다. 빛을 받으면 빛이 윗면에서 아래로 내려가면서 각 계층에서 반복적으로 반사하고 다시 위로 올라간다. 이때 각 계층에서 반사한 각각의 빛은 간섭이 일어나고 파장, 입사각 및 반사각에 따라 빛의 세기가 모두 달라진다. 그래서 보는 방향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 것이다. 

앵무새의 선명한 깃털 색깔 역시 빛의 산란을 통한 구조색으로 만들어진다. 앵무새는 빨간색에서 노란색에 걸친 색을 나타내는 색소인 ‘프시타코풀빈’을 합성할 수 있다. 앵무새의 선명한 빨간색과 노란색 깃털은 바로 이 프시타코풀빈 때문이다. 녹색 깃털은 노란 물감과 파란 물감을 섞으면 녹색이 되는 것처럼 프시타코풀빈의 노란색과 구조색인 파란색이 합쳐진 결과다.

금속광택을 띠는 비단벌레도 구조색의 결과다. 날개를 구성하는 고분자가 규칙적인 구조를 만들어 초록, 파랑, 빨강 등 다양한 색상을 만들어 내 오묘한 색깔을 뽐내는 것이다. 특유의 화려한 색 덕분에 옛날에는 비단벌레 날개를 이용해 장식품을 만들기도 했다.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며 다양한 색깔을 띠는 특성으로 최근에는 구조색이 화장품, 옷감,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에서 쓰이고 있다. 우리 주변에 또 어떤 물건들이 구조색을 이용했는지 한번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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