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지난 11월 예능 프로그램 <맛남의 광장>에서 우리나라 생산 95% 이상이 흰색 팽이버섯인데 그중 75%가 일본산 품종으로 매년 10억 원 이상의 로열티를 지급하고 있다는 사실이 방송되며 많은 시청자를 충격에 빠트렸다. 우리 농민들이 직접 재배했는데 왜 다른 나라에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는 걸까?

이유는 바로 종자 로열티 때문이다. 해외 종자를 사용하려면 해당 국가에 종자 사용료를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지난 10년간 우리나라가 해외 국가에 지급한 종자 로열티가 1,35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정운천 국민의힘 의원이 농촌진흥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2019년까지 농작물 종자 로열티로 지급한 금액은 매년 평균 140억원씩 총 1,358억원에 달했다. 실제로 우리나라가 외국에 로열티를 지급하는 농산물은 청양고추, 새송이버섯, 양파, 양배추, 귤 등 다양하다. 

가장 많은 로열티를 지급하는 농작물인 버섯은 2010년~2019년까지 약 492억원 규모의 로열티를 지급했다. 국내에서 재배하고 있더라도 품종 자체의 65% 정도가 외국산이며 앞서 말한 흰색 팽이버섯도 75%가 일본 품종이다. 이외 양송이버섯도 이탈리아 등에서 종균을 수입해 재배하고 로열티를 지급하고 있다.

청양고추는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지난 1983년 중앙종묘 유일웅 박사가 개발한 청양고추는 중앙종묘가 1998년 IMF로 세미니스에 매각되며 소유권이 국외로 넘어갔고 청양고추의 특허권도 외국 기업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청양고추를 재배하고 판매할 때마다 외국 기업에 로열티를 지급하는 것이다.

우리 음식에서 빠질 수 없는 양파도 국산 종자 비중이 얼마 되지 않으며 일본 회사의 종자가 7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연간 30억 이상의 로열티를 일본에 보내고 있으며 국내 수입되는 종자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양배추를 서양 채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의외로 국내 유통되는 양배추의 80% 이상이 일본산이다. 국내 종자를 조금씩 재배면적을 넓히고 있지만 아직 150t에 달하는 일본 종자가 수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제주에서 생산되는 감귤류 품종의 94%가 일본 품종이다. 현재는 개발한지 25년 이상 된 품종은 더 이상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지만 천혜향, 레드향 등의 품종은 모두 일본 품종으로 로열티를 계속 지급하고 있다.

또한 막걸리 발효에 쓰이는 아르페르길루스 오리재 곰팡이균의 미생물 특허권이 일본에 있어 로열티를 내고 있으며 ​장미, 국화, 포인세티아 등 꽃의 자급률도 낮아 종자 사용에 대한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로열티 지급을 최소화하기 위해 종자 연구에 더 힘을 쏟아야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물론 농업 관계자들은 이 로열티를 줄이기 위해 국산 품종을 늘리는 노력을 하고 있다. 종자산업이 우리 먹거리와 직결되고 우리 생존권이 달려있는 문제인 만큼 신품종 개발과 보급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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