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아련] 독립영화 ‘역할들’을 연출한 배우 출신의 감독 연송하는 평소에 자신이 직접 알고 지냈던 네 명의 배우들과 함께 영화를 만들었다. 그래서인지 더 애정이 많이 가는 작품이었다는 후문. 이번 시간에는 그녀의 영화 이야기에 대해 더 자세히 들어보았다.

PART2. 배우들의 각자 역할에 초점을 맞춘 영화 ‘역할들’

[영화 '역할들' 제공]
[영화 '역할들' 제공]

- 개막작1 ‘역할들’은 어떤 독립영화인가요?

‘역할들’은 배우 4명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입니다. 영화 제작 당시 배우들 모두 본인의 솔직한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어 했고, 그래서 배우이지만 연기를 하지 않을 때 그들의 일상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배우가 연기를 하지 않는 시간, 즉 달의 뒷면을 보여준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이 영화를 보면 무대에서 연기를 한다거나 배우들이 촬영장에 있다거나 하는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습니다. 또 배우들 모두 1인 다역을 한다는 점에서 배우들의 다양한 매력을 찾아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 네 명의 배우가 함께 일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배우들 모두 제가 오랜 전부터 알고 지냈던 언니 오빠들이에요. 영화 ‘역할들’은 제작부터 자신의 이야기로 펀딩을 해야 하는 특이한 경우였기 때문에 영화를 함께 할 배우들에 대해 제가 잘 알아야 했습니다. 또 우리 영화는 극영화 이전에 사람 개개인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기 때문에 배우로써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사람 자체가 가장 중요했습니다. 우리 영화에 나오는 배우들 모두 삶을 대하는 모습에서 제가 감동을 받았던 사람들입니다. 그들의 단단한 내면이라면 영화를 같이 해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제가 개인적으로 찾아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습니다.

[영화 '역할들' 제공]
[영화 '역할들' 제공]

- 촬영이나 편집을 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나요?

전부 다 어려웠습니다. 저는 기계치에 카메라를 만져 본 적도, 가져 본 적도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친한 감독님들의 원 포인트 레슨으로 초보자들이나 할 법한 기술만을 배워 영화를 찍은 거 같습니다. 다행이 저희 영화는 앵글이 화려하지 않았지만 초점 하나에도 식은땀을 흘리며 NG를 내야만 했던 아픈 기억들이 떠오릅니다. 편집은 더 말할 것도 없이 다른 감독들은 3시간이면 해낼 분량을 저는 3일이 걸리곤 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후반작업이 1년이나 걸렸네요. (웃음)

[영화 '역할들' 제공]
[영화 '역할들' 제공]

- 영화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요?

이 영화는 배우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의 역할과 존재에 관한 영화에요. 우리의 역할은 배우라고 생각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았거든요. 집의 가장으로서, 알바생으로서, 극단의 막내로서, 철부지의 자식으로서 다른 역할을 더 많이 하면서 살았어요. 다른 사람들도 한 평생 많은 역할들을 맡으며 살아가잖아요? 지나가는 아저씨로, 지하철 옆자리에 앉은 아줌마로, 얼굴도 모르는 윗집 사람으로. 남의 인생에 큰 자리를 차지하지 않더라도 그들은 늘 존재하고 있어요. 영화 안에서도 마찬가지에요. 잘 보이지 않는 작은 역할일지라도 그들은 그 안에서 분명히 존재하고 있거든요. ‘존재라는 것은 남들로부터 결정 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알고 있는 것 아닐까? 내가 그곳에 존재했고 어떤 역할을 하든 그 모든 게 나라는 것을.’ 이 영화를 통해서 관객들이 조금이나마 자신의 역할과 스스로의 존재를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 올해 가장 감명 깊게 본 영화가 있나요?

코로나 여파로 극장에서 영화를 못보다 보니 최근 개봉작은 많이 못 본거 같아요. 집에서 오랜 된 영화들을 보고 있는데 최근에는 ‘델마와 루이스’를 봤어요, 좋더라구요. 아무래도 여자들이 이끌어가는 영화가 많지 않은데 델마와 루이스는 여배우들이 극을 끌어가는 모습이 기존의 남자 배우들을 표방하는게 아니라 여성으로서 해방에 가까운 면이 있어서 더 울림이 컸던 거 같아요. 마지막 장면에서는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미묘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여운이 오래 가더라고요.

[영화 '역할들' 제공]
[영화 '역할들' 제공]

-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무엇인가요?

특별히 정해놓은 것은 없지만, 2021년에는 연기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한해가 되면 좋겠어요. 3년 동안 ‘역할들’에만 메어 살다 보니 연기에 대한 욕구가 폭발 직전에 다다랐거든요.(웃음) 물론 틈틈이 영화도 만들고, 글도 꾸준히 쓸 생각입니다. 제일 중요한 계획은 ‘역할들’이 더 많은 관객들과 만날 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연송하 감독은 다들 하나같이 힘든 마음으로 코로나 시국을 버티고 있는데 하루 빨리 코로나에서 벗어나 신나게 악수 한번 할 날이 오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앞으로 배우이자 감독으로서 활발히 활동할 예정인 연송하의 행보에 팬들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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