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련 기자] ※본 콘텐츠는 동물과 관련된 다양한 사자성어(四字成語, 고사성어)를 소개하며 그 유래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기사입니다.

2020년 경자년, 쥐띠해의 ‘쥐’ 
쥐는 쥐과에 속하는 동물로 대부분 지상이나 수상생활을 하며 꼬리가 긴 편입니다. 쥐는 보통 땅속이나 나무의 숲 등에 서식하고 사람들이 사는 집 근처에 작은 구멍이나 틈새에 모여 살기도 합니다. 이들은 사람들이 모아 놓은 농작물이나 음식을 가져다 먹기도 하며 잡으려고 하면 빠르게 숨어 들어갑니다. 이러한 쥐의 특성과 관련된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사자(四字)야! 놀자’ ‘수서양단(首鼠兩端)’ 입니다.
→ 머리 수(首), 쥐 서(鼠), 두 량(兩), 끝 단(端)

수서양단(首鼠兩端)이란 쥐가 머리만 내밀고 두리번거린다는 뜻으로 얼른 결정을 못하는 우유부단한 모습이나 기회만 엿보는 태도를 꼬집는 의미입니다. 

‘수서양단(首鼠兩端)’이야기

한나라 때 두영과 전분이란 두 귀족이 있었는데 두 사람 다 황실의 외척이었습니다. 두영은 5대 황제인 문제의 처 두황후의 친정 조카였는데 전분은 그 앞에서 마치 아랫사람처럼 꿇어앉아 공경하는 태도로 복종했죠.

그러나 문제가 죽고 경제의 시대가 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새 황제의 처남인 전분은 신분이 올라가 재상이 되고 무안후로 봉작되면서 이제 두영을 내려다볼 정도로 막강한 세력을 구축했습니다. 

경제가 죽은 뒤 무제의 시대가 오자 하루는 조정의 문무대신들이 큰 잔치를 열었습니다. 술자리가 무르익었을 때 전분이 건배를 하자 사람들은 모두 엎드려 공경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어서 두영이 건배를 했을 때는 몇 명만 호응하고 나머지는 형식적인 예우만 보였습니다. 이에 심기가 불편해진 두영의 친구 관부가 일어서서 건배를 요청했으나 전분은 이를 무시했죠.

전분에게 기분이 상한 관부는 애꿎은 정불식을 꼬투리 잡아 “한참 아랫것들이 어른이 축배를 권하는데도 본 척도 않고 계집애처럼 귀엣말만 지껄이는 거냐!” 라며 심하게 화를 냈습니다. 관부의 행동으로 잔치 분위기는 냉랭해졌습니다.

그러자 전분이 얼굴을 찌푸리며 “아무리 나잇살 더 자셨기로서니 너무 심한 말 아니오?”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관부는 “소장은 심했다고 생각하지 않소이다. 이 사람이 설령 오늘 죽는다 하더라도 저런 작자들은 안중에도 없소.”라고 대답했습니다. 

관부가 정작 그 말은 전하고 싶은 상대는 바로 전분이었습니다. 전분도 이에 기분이 상해 시시비비를 가리려고 했지만 모두 전분이나 두영의 눈치를 살피며 대답을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전분은 애꿎은 한안국에게 소리 지르며 화풀이를 했습니다.

‘수서양단(首鼠兩端)’이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자!

수서양단이란 쥐가 머리만 내밀고 두리번거린다는 의미로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모습이나 자신의 이득을 위해 기회만 엿보는 태도를 말합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과 기술의 발달로 사람들의 결정을 모두 기계에게 위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서양단과 같은 상황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스스로 결정하고 타인에게 의존하는 것을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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