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망울이 움트고 새싹이 돋는 계절, 봄이 찾아오면 사람들은 어김없이 꽃을 찾는다. 특히 2005년 이후 국내 화훼산업은 1인당 꽃 소비금액이 2만원을 넘기면서 정점을 찍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장기적인 경제침체와 맞물려 정체와 하락을 반복했는데, 이유는 장기적인 경제침체와 맞물려 꽃이 ‘사치재’라는 이름의 굴레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화훼산업이 최근 다시 도약의 발판을 삼기 시작했는데, 바로 기존의 획일적 산업 구조를 가지고 있었던 화훼 분야가 기능적인 측면으로 접근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특히 벤젠, 포름알데히드와 같은 유해화학물질을 흡수하는 공기정화식물의 등장은 꽃시장에서 상종가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최근 장기화되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집에만 머물러 있는 일명 ‘집콕족’들이 사회적 고립을 느끼는 과정에서, 꽃은 훌륭한 치료와 치유 수단이 되기도 한다. 화훼산업이 장기적인 침체기를 딛고 다시금 도약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하여 울산 남구에 위치한 채움아트꽃방의 최서희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울산 남구 채움아트꽃방의 최서희 대표

Q. 채움아트꽃방의 설립취지가 어떻게 되는가?

A. 장기화되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경제침체가 심해지는 가운데, 모두가 힘든 상황을 버텨내면서 감정이 메말라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아무리 힘든 상황 속에서도 꽃을 보면 다들 미소를 짓게 된다. 이러한 상황을 꽃을 통해 극복하고 이겨내자는 의미로 채움아트꽃방을 설립하게 되었다.

Q. 화훼산업에 뛰어들게 된 계기가 있는가?

A.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난 이후, 우연히 화훼 관련 업종에서 종사하게 되었다. 꽃집에 취업하여 여러 경험을 쌓다보니, 내게 꽃을 만지고 다루는 것에 대한 손재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본격적으로 화훼산업에 뛰어들어 화훼장식사 초회 자격증을 따고, 트렌디한 아트꽃방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에 연구를 반복했다. 그렇다보니 25살, 라끄베르플라워라는 상호로 샵을 오픈했고, 이후 많은 경험을 축적해 2020년 8월에는 채움아트꽃방을 오픈하게 되었다.

첫 창업 당시 주변에 이미 오픈한지 20년이 넘는 꽃집들이 즐비했기에 남들보다 덜 자고 더 뛰었다. 틈새시장을 노리기 위해 백화점의 젊은 여성 직원분들을 타겟으로 시작했고, 나중에는 직접 차를 몰아 화환을 들고 1층부터 5층까지 뛰어다니며 영업하기도 했다. 육체적으로는 너무 고되고 힘들었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 자체에 큰 기쁨을 느꼈고, 내가 만든 꽃을 보며 즐거워하는 고객 분들을 보며 보람을 느꼈던 순간들이다.

Q.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성이 있다면

A. 현재는 6개월에서 장기적으로는 1년 정도를 두고 채움아트꽃방을 알리는 데 힘을 쓸 생각이다. 내 자신을 믿고 화훼산업의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기에, 이윤이 남지 않더라도 중, 장기적 계획을 짜고 운영 중이다. 일단 우리 채움아트꽃방을 찾아오시기만 하면 열 분 중 여덟 분 이상은 꽃을 구매하신다. 직접 포트폴리오를 확인하고 가시는 분들 중에 빈손으로 나가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이야기다. 그렇기에 우선은 다양한 니즈를 가진 고객 분들을 최대한 많이 접하면서 본 샵을 알리는 데 힘 쓸 계획이다.

▲ 채움아트 전경, 꽃자판기(좌상단)와 대표적인 포트폴리오

Q. 채움아트꽃방만의 강점이 있다면

A. 본 꽃방에는 꽃 자판기가 있다. 이를 통해 생화, 드라이플라워, 화분 등 다양한 상품을 저렴하게 선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는 메시지카드, 쇼핑백까지 한 번에 선물이 가능하도록 하여 실용성을 높였다.

지금은 전 세계가 원하지 않는 고된 현재를 살아가고 있다. 언택트 시대, 뉴노멀 시대 등, 결국 우리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비대면 시대에 맞는 컨셉을 찾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꽃 자판기를 통해 비대면 상황에서도 많은 분들이 꽃을 구매하고 이를 통한 만족감을 느끼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 또한 직접 방문하지 않더라도 원하는 디자인과 사진을 보내주면 맞춤 작업을 진행하여 샵 전면에 유치한 비대면 택배함 이용을 통해 비대면 구매가 가능하다.

Q. 내 인생에 있어 감사한 분이 있다면

A. 내가 가장 힘든 시기에 마치 자신의 일인 것처럼 도와준 정현태라는 친구가 있다. 경제적 여유를 떠나 물심양면으로 나를 도와주었고, 특히 최근 리모델링 과정에 있어 밤새도록 인테리어도 함께 했던 기억이 있다. 정말 힘들었던 많은 시기에 내가 숨을 쉴 수 있게 해준 고마운 사람이다. 가족이 아니라 비록 사회에서 만난 사람이지만 벼랑 끝에 있을 때 손을 내밀어 준 사람이고, 전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지인이자 은인이다. 이 기회를 빌어 친구이자 은인, 정현태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Q. 채움아트꽃방의 목표가 있다면

A. 체계적인 시스템을 가진 꽃집을 만들고 싶다. 흔히들 꽃집을 ‘동네 장사’로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다. 이는 대부분의 꽃집이 영세업종이다 보니, 쉽게 오픈하고 쉽게 닫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채움아트꽃방은 단순한 ‘동네 꽃집’이 아니라, 하나의 브랜드 가치를 심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한다. 이를 통해 손재주가 많은 분들의 재능을 극대화 하여 프렌차이즈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화훼 산업은 단순히 꽃을 만드는 산업이 아니다. 생화나 화분, 드라이 등 다양한 분야가 존재한다. 화훼 산업을 체계화하고 세분화하는 과정에서 전문 분야에 특화된 매장을 만들어 많은 분들이 어려운 시기에 다양한 꽃을 접하며 힐링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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