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감염질환 이슈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인해 실내에서 머물게 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집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는 DIY 제품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이러한 DIY 제품의 경우 구매자의 손에서 만들어지는 유일무이한 작품이 되기에, 대량생산이나 기성품에 비해 성취감과 만족도 면에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

동시에 최근 몇 년 간 국내 공방들이 큰 폭으로 늘어나고 취급하는 분야도 매우 다양해졌는데, 이를 통해 다양한 니즈를 가진 구매자들이 실생활에서 필요한 제품들을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접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가죽지갑, 가죽가방, 여권 케이스 등의 경우, 실생활에 필요한 제품임에도 다소 높은 가격대로 인해 구매에 대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데, 이에 대한 허들을 낮추고 폭넓은 소비층을 구성했다는 것은 고무적인 발전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강서구 화곡동에서 가죽공방과 가죽공예, 그리고 무인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벨커스의 김영찬 대표를 만나 가죽공방의 현재와 비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3D프린터를 이용해 합리적가격의 다양한 가죽공예를 진행하는 벨커스가죽공방(로고)

Q. 벨커스의 설립 취지는 어떻게 되는가

A. 어릴 적부터 가죽 공예에 대한 관심이 많았으나, 처음부터 가죽 공방을 설립하고자 한 것은 아니었다. 3D프린터 관련 직종에서 영업을 하던 중 다양한 메이커스페이스 공간을 접하게 되었고, 3D프린터를 통해 공예의 틀을 만들 수만 있다고 하면 가죽 공예의 스펙트럼이 획기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최근 장기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의 여파로 불황 속에 있지만,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마인드로 올 해 5월에 벨커스를 오픈하게 되었다.

Q. 장기화되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벨커스만의 돌파구가 있다면

A. 오픈 당시인 5월에는 여타 공방들처럼 공방 내부에서 클래스를 운영할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나, 정부 지침으로 인해 이를 생각처럼 활성화하기는 어렵게 되었다. 이에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으로 클래스 접근 방식을 변경했다. 수강생들이 원하는 포트폴리오가 있다고 하면, 직접 제작할 수 있는 키트를 배송해준다. 이후 다양한 키트별 제작 방식을 온라인으로 올려주면 고객들은 샵을 방문하지 않고도 집에서 편하게 클래스를 진행할 수 있다.

Q. 가죽이라는 재료의 특성상, 키트에 필요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텐데

A. 그렇다. 가죽은 생각보다 쉽게 변형되고 파손될 수 있는 원재료 중 하나다. 가죽으로 만들어진 기성제품의 가격대만 보더라도 이를 쉽게 알 수 있다. 이는 본 샵을 설립하기 전에 느낀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 대중들이 쉽게 제작할 수 있고,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으며 가격까지 저렴한 가죽 공예를 운영하는 것에 대한 고민 말이다.

이는 앞서 이야기했듯 3D프린터에 종사했던 과거가 큰 도움이 되었다. 벨커스에서 만들어지는 키트는 제품에 맞는 목형과 프레스를 이용해 가죽을 우선 재단하고, 이니셜 각인 기계의 열과 압력을 통해 이니셜을 각인한 뒤 가죽과 소분된 부자재를 포장하여 배송하게 된다. 또한 3D프린터를 이용해 키트의 틀을 만들어 제작하며, 전동프레스기를 통한 대량 양산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인건비와 가공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었다. 벨커스의 다양한 제품들이 높은 퀄리티를 유지하면서도 가격대가 저렴한 이유가 바로 이 점이다.

Q. 제품의 가격대가 저렴한 편이다. 하지만 가죽에 대한 질도 중요할 것 같은데.

A. 벨커스에서 들여오는 모든 가죽은 베라펠레 협회의 인증을 받은 가죽이다. 베라펠레는 이탈리아 전통 가죽업체 26개 테너리들이 모여 설립한 이탈리아 식물성 태닝 가죽조합이다. 우수성과 고품질을 인정받았으며 수공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베지터블 가죽은 식물에서 추출한 탄닌 성분을 이용해 전통적인 방법으로 무두질 된 가죽을 말하는데, 가공시간이 다소 오래 걸리지만 친환경적이고 자연스러우며 아름다운 색을 자랑한다. 가격이 저렴하면 품질도 저렴하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마진을 줄이더라도 고품질의 가죽만을 들여와 사용하고 있다.

Q. 판매하는 주요 제품에 대해 소개해준다면

A. 가죽의 특성상, 장기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제품에 대한 인기가 많은 편이다. 접이식, 혹은 똑딱이 카드지갑, 평면으로 된 카드지갑 뿐만 아니라 T자 키링과 에어팟 프로 케이스 등이 그 예이다. 일원화된 컬러가 아니라 푸에블로 5컬러(네추럴, 옐로우, 핑크, 터키블루, 블랙), 부테로 2컬러(네추럴, 진밤)로 고객들의 다양한 니즈를 반영할 수 있도록 최대한 선택의 폭을 넓혔다.

▲ 벨커스의 주요 제품(상,중단), 키트 구성물(하단)

Q. 현재 수업 방식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A. 오프라인 클래스와 온라인 클래스를 병행하여 진행하고 있다. 오프라인은 말 그대로 공방 내에서 직접 키트를 통해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고, 온라인은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뿐만 아니라 여건 상 공방을 방문하기 어려운 분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스토어 및 홈페이지에서 필요한 키트를 구매한 뒤, 키트 별 온라인 강의를 토대로 DIY할 수 있도록 했다.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과정에 있어 별도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지는 않는다. 많은 분들이 비용에 대한 부담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 모토이다.

Q. 1층에는 카페도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A. 그렇다. 1층에 쇼룸과 함께 무인카페를 운영 중이다. 참고로 공방은 지하1층에 위치해있다. 굳이 공방에 방문해 수업을 함께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가벼운 마음으로 커피 한 잔 마시며 쇼룸에 구비된 다양한 포트폴리오들을 구경할 수 있도록 했다.

Q. 앞으로의 목표와 전망이 있다면

A. 벨커스, Valkers의 뜻은, Value와 Maker의 합성어이다. 모든 사람들이 벨커스의 제품을 통해 다양한 가치를 만들어 나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만들었다. 한 번의 메이커 활동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처음 방문 이후에도 꾸준한 재미를 유도하여 지속적인 메이커 활동이 가능하도록 하자는 취지이다.

이러한 마인드를 운영철학으로 삼아, 가죽 공예 키트를 다양하게 개발하여 카드지갑, 여권케이스, 가방 등, 난이도를 구분하여 다양한 클래스와 수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단기성 공예 클래스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많은 분들이 지속적인 취미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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