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소련 국가인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사이에 또다시 무력충돌이 발생하면서 전면전으로의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양측의 분쟁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발발한 무력충돌로 민간인과 군인을 포함해 적어도 23명이 목숨을 잃었고 100여명이 부상하는 일이 발생했다. 양측은 서로 선공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보복을 다짐하며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 7월(현지시간) 무력충돌 때 아르메니아군 병사들이 아르메니아 타부시주 전선을 이동하고 있다.  [아르메니아 국방부 제공/AP=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7월(현지시간) 무력충돌 때 아르메니아군 병사들이 아르메니아 타부시주 전선을 이동하고 있다.  [아르메니아 국방부 제공/AP=연합뉴스 자료사진]

아르메니아의 총리 니콜 파쉬냔은 대국민 연설에서 "아제르바이잔의 권위주의 정권이 다시 한번 아르메니아 국민에게 전쟁을 선포했다"며 "우리는 남캅카스에서 전면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며 "우리의 신성한 조국을 지킬 준비를 하라"고 말했다.

이에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 역시 대국민 TV 연설을 하고 "우리의 명분은 정의롭고 우리는 승리할 것"이라며 "나고르노-카라바흐는 아제르바이잔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아제르바이잔은 이날 계엄령을 선포하고 수도 바쿠를 포함한 대도시에 통행금지령을 내리기도 했다.

양측의 분쟁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는 소련 시절 '아르메니아계 주민이 다수인 아제르바이잔 영토'였다. 이후 소련 붕괴 직전 나고르노-카라바흐는 향후 독립공화국을 설립한 뒤 궁극적으론 아르메니아와 통합하겠다고 선포했고, 이에 이를 지원하는 아르메니아와 막으려는 아제르바이잔이 전쟁을 벌이기 시작하면서 갈등은 시작됐다. 1992∼1994년 전쟁으로 아르메니아는 나고르노-카라바흐와 이와 인접한 아제르바이잔 영토 일부를 점령하기도 했다. 현재 나고르노-카라바흐는 국제법적으론 아제르바이잔 영토지만 실효적으론 아르메니아가 지배하는 분쟁지역으로 남았다.

한편 '나고르노-카라바흐 공화국'은 아르메니아를 제외한 단 한 곳의 유엔 회원국도 국가로 승인하지 않은 미승인 국가로 2017년 국민투표로 터키어에서 유래한 '나고르노-카라바흐'라는 이름을 '아르차흐'로 바꾸기도 했다.

국제사회는 양측의 갈등이 전면전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자 자제를 요구하고 나섰다. 유럽연합(EU)과 프랑스·독일은 '즉시 휴전'을 촉구했고, 이란은 양측의 대화를 중재하고 나섰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파쉬냔 아르메니아 총리에게 '적대행위 중단'을 촉구했다.

이에 반해 터키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터키 국민은 언제나처럼 모든 수단을 동원해 아제르바이잔의 형제들을 도울 것"이라고 말하는 등 같은 튀르크계 국가인 아제르바이잔에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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