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최지민] 제2의 테슬라로 불리며 승승장구하던 미국의 수소 전기 자동차 회사 니콜라가 사기 논란에 휩싸이며 벼랑 끝에 몰리고 있다. 특히 사기 논란 속에 창업자 트레버 밀턴의 사임 소식까지 전해졌고, 이로 인해 급등하던 주가가 급락하면서 니콜라 주식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들도 하루 만에 300억 원대의 손실을 봐야했다.

니콜라는 ‘트레버 밀턴’이 2015년에 설립한 수소 전기 자동차 회사로, 올해 6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와 합병하는 방식으로 나스닥에 상장됐다. 그 후 '제2의 테슬라'로 주목받으면서 한때 포드 자동차의 시가총액을 뛰어넘기도 했다.

그러한 니콜라가 지난 10일 사기 논란에 휩싸였다. 공매도 업체(주가 하락 시 이익이 발생하는 투자 방식) 힌덴버그 리서치가 니콜라는 사기 업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낸 뒤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중. 힌덴버그 리서치는 당시 보고서를 통해 니콜라는 밀턴의 수십 가지 거짓말을 기반으로 세워진 사기 업체라고 주장했고 이후 니콜라 주가는 거의 40%가량 급락했다. 이에 대해 니콜라는 자사 주식을 공매도한 힌덴버그 측이 주가를 떨어뜨려 이익을 보려고 시세조종 목적으로 보고서를 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힌덴버그 측은 문제 제기에 대한 답변이 못 된다고 다시 반박했다.

이 같은 니콜라를 둘러싼 사기 논란에 대해 미 증권당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은 힌덴버그 리서치가 배포한 자료와 주장의 타당성을 살펴보기 위한 예비 조사에 착수했다. 또한 이 조사에 미 법무부도 합류했다. 지난 15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이번 조사 건은 맨해튼의 미 연방 검찰청 소속 검사들이 다루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20일(현지시간) 니콜라 창업자인 트레버 밀턴이 이사회 의장직을 사임했다. 니콜라의 창업자 트레버 밀턴이 사기 논란 끝에 이사회 의장 등에서 전격 사임하자 이 회사의 미래를 놓고 월가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니콜라 주가는 6월 초 한때 79달러 수준까지 치솟았으나 이후 거품 논란 등으로 꾸준히 내려 21일 종가는 고점의 약 3분의 1 수준인 27.58달러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니콜라 사기 논란으로 인해 국내 투자자들의 손해도 막심하다. 22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니콜라 주식 보유 규모는 지난 21일 기준 1억5천66만달러(약 1천753억원)로 집계됐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니콜라가 19.33% 폭락함에 따라 국내 투자자가 보유한 니콜라 주식 가치도 하루 동안 약 339억원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니콜라가 지난 6월 초 나스닥에 상장한 이후 '제2의 테슬라'로 주목받자 국내 투자자는 6월부터 지금까지 니콜라 주식 약 2억831만달러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는 이 기간 국내 투자자가 순매수한 해외 주식 종목 중 6번째로 많은 수치로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니콜라에 1억 달러를 투자한 한화그룹 상장사 주가도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은 지난 2018년 11월 총 1억달러(약 1천200억원)를 투자해 니콜라 지분 6.13%를 보유하고 있다. 두 회사는 비상장사이며 한화종합화학의 지분 36.05%를 한화솔루션이, 한화솔루션의 지분 37.25%를 한화가 보유하고 있다. 니콜라 사기 논란이 불거진 이후 지금까지(22일 기준) 한화는 16.75%, 한화솔루션은 22.23% 각각 떨어졌다.

니콜라는 현대 설상가상의 상황을 맞고 있다. 힌덴버그 리서치의 설립자 네이선 앤더슨(36)이 자신의 개인사까지 털어놓으면서 추가 의혹 제기를 시사한 것. 앤더슨은 "아직 이야기가 끝나지 않았다"며 니콜라에 대해 더 많은 나쁜 뉴스가 등장할 것이라고 말하며 거센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니콜라를 도운 대기업과 이사 등의 합당한 주의(due diligence) 여부에 대해 의혹을 제기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매체들은 전했다. 아직 변변한 시제품 트럭조차 없는 니콜라의 주식에 개인들이 대거 투자한 이유에는 니콜라가 유명 대기업과 협력 관계를 맺은 점도 지적되고 있다.

희망의 아이콘에서 추락의 아이콘으로 전락한 니콜라 사태. 니콜라와 전략적인 협력이나 투자 등 관계를 맺은 대기업에 미국의 자동차 회사 GM, 독일 보쉬뿐만 아니라 한국의 한화그룹 계열사도 포함돼있어 니콜라 사태의 추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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