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아련 / 디자인 최지민] 최근 경기도 안산의 한 사립 유치원에서 집단 식중독 사고가 발생해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 유치원은 지난 16일 원생 10명이 식중독 증세를 보인 것을 시작으로 환자가 계속 불어나며 운영이 잠정 중단됐다.

원생의 동생 등 가족에게까지 2차 전염된 사례도 확인됐으며 원생 중 14명은 합병증인 용혈성요독증후군(HUS, 햄버거병) 증상까지 보여 5명은 투석 치료까지 받고 있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용혈성요독증후군은 장출혈성 대장균으로 인한 합병증 중 하나로, 1982년 미국에서 덜 익힌 패티가 든 햄버거를 먹은 어린이 수십명이 집단 감염되면서 일명 햄버거병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식중독과 다르게 햄버거병 환자의 절반 정도가 투석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신장 기능이 망가진다. 이번에 햄버거병이 발생한 안산의 원생 중에서도 신장 기능이 심하게 손상돼, 배에 구멍을 내고 큰 고통 속에서 투석을 받는 아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당국은 원생들이 단체 급식을 통해 장출혈성 대장균에 감염된 것으로 보고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역학조사 과정에서 궁중떡볶이 등 보존식 6건은 제대로 보관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경기 안산상록경찰서는 지난 29일 유치원을 찾아 최근 한 달 치 분량의 유치원 내 CCTV 영상 자료를 확보했다. 경찰은 식중독 사고가 발생한 지 20일이 되어가지만 보건당국이 사고 원인 규명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중요한 단서가 될지 모르는 보존식이 없는 이유에 대해 우선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보존식은 식중독 발생 등에 대비해 시설에서 의무적으로 음식 재료를 남겨 144시간 동안 보관하는 것을 뜻한다. 이 유치원 원장은 급식의 경우에는 보존식으로 보관했지만, 자신의 부지로 방과 후 제공되는 간식의 경우에는 보존식을 보관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경찰의 CCTV 분석은 혹시 식중독 사고 이후 유치원 측이 고의로 보존식을 폐기한 것은 아닌지에 대해 살펴보는 데 집중될 예정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처음 설사 증상을 보인 어린이가 지난 12일 발생했는데 유치원 등원 중지는 1주일이 지난 후에 이뤄져 유치원 및 보건당국의 대응이 너무 늦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시 보건당국은 어린이집이든 유치원이든 집단급식을 하는 곳에서는 원아들이 조금이라도 이상한 증상을 보이면 신속하게 보건당국에 신고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이번 안산 유치원 식중독 사건을 계기로 정부 차원의 대책반에서 집단 급식소가 설치된 전국의 모든 유치원과 어린이집 4천여 곳을 전수 점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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