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최지민] 2017년 대한민국을 지진 공포로 몰아넣은 ‘포항 지진’. 대한민국이 더 이상 지진 안전국이 아님에 경각심을 갖게 했고 지진의 원인을 제대로 분석해 향후 또 다른 지진이 발생했을 때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데에 공감대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포항 지진 이후 지진 원인에 대한 분석이 이어졌고 2017년 당시 포항 지진의 원인이 포항 지열발전소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아직 명확한 인과 관계가 발표되지 않았지만 여전히 일부 시민단체는 포항에 위치한 지열발전소가 원인일 수 있음을 주장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지열발전은 지하의 온천이나 마그마 등 고온층에서 증기나 열수의 형태로 열을 뽑아내 발전하는 방식을 말한다. 보통 지열발전은 화산이나 간헐천, 그리고 다른 열원과 가까운 땅속의 뜨거운 물을 굴착해 표층까지 파이프로 연결하고, 그 증기를 추출하여 전기를 생산하게 된다. 쉽게 땅을 깊게 파서 열원을 이용해 전기를 만드는 것. 이러한 지열발전의 특성 때문에 지진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흥해읍에 우리나라 최초 심부지열발전 방식의 지열발전소가 들어선 바 있다. 때문에 이것이 포항지진과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다양하게 제기되었고, 2017년 11월 15일 포항지진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국무총리 소속 포항지진 진상조사위원회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지난 4월 1일 '포항지진의 진상조사 및 피해구제 등을 위한 특별법'(포항지진특별법) 시행에 따라 조사위가 본격 출범했다. 조사위는 특별법이 규정한 대로 포항지진 원인 및 책임소재 규명, 지열발전사업 추진과정 적정성 조사, 포항지진 관련 법령·제도·정책·관행 개선 및 대책 수립 등을 맡는다.

하지만 일부 시민단체들은 조사위 역할에 대해 의문과 불만을 제기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포항지진 범시민대책본부(범대본)는 지난 11일 경북 포항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열발전소와 포항지진과의 관련성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 범대본은 성명서를 통해 "이제 출범한 진상조사위는 이미 확인된 지구과학적 조사를 재탕하지 말고 지열발전소가 유치된 과정부터 단계별로 책임소재를 명백히 밝혀야 한다"며 "외압과 편견에 흔들리지 말고 피해자 중심에서 공정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포항지진이 발생한 지 3년이 다 됐는데 사후 대응 노력은 지지부진하다"며 "국회는 당초 특별법안에 포함된 배·보상이란 용어를 삭제해 피해구제특별법을 만들어 포항시민을 구걸하는 사람들로 취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포항지진 진상조사위원회를 '세월호 특조위' 수준으로 격상해 엄청난 규모 사회적 재난을 방어하지 못한 행정관리 책임소재에 대해서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지난달에는 2017년 11월 경북 포항지진을 촉발한 포항지열발전소 부지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서둘러서 지진 관측설비를 설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가 주관한 '포항지열발전 안정성검토 태스크포스'에서 활동하는 포항지역 위원 4명은 지난 달 26일 "대한지질학회를 주관기관으로 지난해 12월까지 지열정 내 심부 지진계와 지하수 관찰 시스템을 설치하기로 했으나 국회 예산 삭감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달 12일 영국에서 지진계가 도입돼 포항지열발전 실증부지 창고에 보관돼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언제 설치될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산업부와 포항시 어느 한 곳도 적극적인 자세로 부지 확보에 나서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며 "정부가 국가적인 포항지진 재난이 3년이 지나는 동안 부경대-서울대, 부산대 연구진의 자발적 임시 지진관측망 운영에 의존해 큰 문제다"고 강조했다.

깊은 곳까지 굴착이 필수인 ‘지열발전소’. 그리고 2017년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던 포항지진과의 연관성. 아직 정확한 조사는 끝나지 않았지만 여기에 대한 의문과 조사위에 대한 많은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긴밀한 소통 그리고 전문적인 조사의 착수 등 의문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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