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아련 / 디자인 최지민]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가 개발한 '렘데시비르'가 최근 코로나19 치료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지면서 미국, 일본 등에서 긴급사용이 승인됐다. 이에 길리어드는 해외 5개 제약사들에게 복제약 제조 면허를 주고 세계 127개국에 렘데시비르를 공급하도록 허용했다.

'렘데시비르'는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가 2013~2016년 서아프리카의 에볼라 유행 당시 에볼라바이러스의 치료제로 개발한 항바이러스제다. 그러나 에볼라 치료에는 효능을 입증하지 못해 개발이 중단됐다.

렘데시비르는 뉴클레오타이드 유사체 항바이러스 제제로, 코로나바이러스의 RNA 중합효소를 억제해 RNA의 복제를 막아 바이러스 복제를 억제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렘데시비르는 전임상 단계에서 진행한 동물실험에서 간염바이러스와 코로나바이러스의 일종인 중동호흡기증후군(MERS-CoV)에 효능을 보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치료제로도 주목받았다.

이러한 점 때문에 코로나19 치료를 위한 렘데시비르 임상시험이 진행됐고, 초기 임상시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는 지난 5월 1일 코로나19에 대한 렘데시비르 긴급사용을 허가했다.

이에 길리어드는 12일(현지시간) 홈페이지 성명에서 주빌런트생명과학, 마이란, 시플라, 헤테로랩스를 포함한 인도 제약사 4곳과 파키스탄 제약사 페로존스와 복제약 면허 생산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길리어드는 해당 업체들이 세계 127개국에 렘데시비르를 공급할 것이며 공급 대상 국가들 대부분이 저소득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공급 목록에는 일부 중소득 국가 및 코로나19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고소득 국가도 목록에 올랐다.

아시아에서는 북한과 인도, 베트남, 태국 등이 포함됐고, 대부분은 브라질과 쿠바를 비롯한 중남미 국가와 앙골라,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국가들이었다. 그러나 한국은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긴급사용이 승인된 렘데시비르는 정식 치료제는 아니며 혈중 산소량이 적거나 산소요법치료, 인공호흡기 등의 치료를 받아야 하는 중증환자에 국한됐다. FDA의 긴급사용 승인은 연구가 진행 중인 상황에 내릴 수 있는 조처로, 정식 사용허가와는 다르나 처방은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렘데시비르의 코로나19에 대한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현재 다른 치료제에 대한 임상실험도 진행 중인데, 파스퇴르연구소는 지난 2월부터 이미 허가됐거나 개발 중인 약물 중 코로나19 치료제 후보 물질을 발굴하는 약물 재창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여러 임상실험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현재 개발된 치료제가 실제로 얼마나 효과를 볼 수 있을 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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