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최지민]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분야를 막론하고 누군가와의 경쟁에 있어 받은 대로 그대로 상대에게 돌려주는 전략이 이용되곤 한다. 대표적으로 국가 간의 신경전에서 이러한 전략이 종종 이용되곤 하는데 이를 두고 ‘팃포탯’이라고 표현 한다.

'팃포탯(Tit for Tat)'은 직역하면 ‘보복’ ‘앙갚음’으로 “상대가 가볍게 치면 나도 가볍게 친다”는 의미를 지닌다. 팃포탯 전략을 우리말로 가장 잘 표현하는 것이 바로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표현인데, 쉽게 ‘맞대응’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 상대와 적대시 하는 것만이 팃포탯 전략의 원리는 아니다. 우선은 협력의 자세로 팃포탯을 시행한다. 그런 다음부터 상대의 선택을 따라하는 것이 팃포탯 전략의 원리이다. 만약 협력의 자세로 다가 갔는데 상대가 협력하면 마찬가지로 지속적으로 협력의 자세를 갖추고, 반대로 상대가 적대적이거나 배반을 한다면 똑같이 응수하게 된다. 그러다 또 상대가 협력을 해오면 똑같이 협력 전략을 내세우게 된다.

미국의 정치학자 로버트 앨설로드는 1980년대 컴퓨터를 이용한 모의 시뮬레이션 대회에서 팃포탯의 효용성을 증명하기도 했다. 당시 로버트 앨설로드는 컴퓨터 여러 대에 협력과 배신을 선택할 수 있게 하고, 하나의 컴퓨터에만 ‘팃포탯’ 전략을 짜 넣었다.

그리고는 매 라운드마다 양쪽이 협력할 경우 각 3점, 한쪽이 협력하고 한쪽이 배신하면 각각 0점과 5점, 양쪽이 배신할 경우 각 1점을 부여했다. 높은 점수를 획득하면 우승인 이 실험 결과, 상대의 전략을 그대로 따라 하는 전략인 팃포탯 컴퓨터가 최종 누계에서는 최고 점수를 획득했다. 결과적으로 모든 컴퓨터가 팃포탯 컴퓨터에 협력하게 되어 매 라운드에서 안정적인 점수를 얻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팃포탯은 어떻게 보면 옹졸한 방식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실험 결과처럼 상당히 효과적인 외교 정치 전략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특히 현재 미국의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트는 팃포탯 전략을 종종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대북 문제에 있어서도 수차례 시도한 바 있다.

대표적으로 2017년 그간의 과격한 분노표출을 내려두고 싱가포르, 하노이, 판문점 등 세 차례 만남을 이어가며 협력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러나 이후 북한이 미사일 발사라는 티포탯 전략상의 ‘배신’ 행보를 보이자, 미국 역시 다시금 ‘제재’ 카드를 손에 쥐어들며 북한을 협상장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낮은 강도의 팃포탯 전략을 사용한 바 있다.

우리나라 역시 팃포탯 전략을 일본을 향해 펼친 바 있다. 바로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에 대한 입국금지, 사증제한, 검역 감화, 항공·선박 제한 등 4개 부문에서 전방위 조치를 취했을 당시, 우리 정부 역시 '상응조치'를 시행하며 그 시점을 일본의 조치 시행 시점과 같은 날로 확정하고 별도의 시한을 두지 않았다. 당시 우리 정부는 일본의 일방적인 제한 강화로 인해 발생하는 우리 국민의 불편과 피해의 양상에 따라 대응 강도를 높이겠다는 점을 분명하게 하면서  수위를 조절한다는 방침을 내비치기도 했다.

협력의 자세를 기본에 두고 상대의 선택에 따라 응수하는 팃포탯 전략. 이것이 상대를 적절히 자극하고 협력의 자세로 이끌 수 있는 상호 작용의 발판으로 사용되어지길 기대한다. 다만 정치 외교에 있어 이 팃포탯 전략의 사용이 배신의 연속으로 비화 되고, 분쟁으로 이어지는 문제는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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