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아련 / 디자인 최지민] 과거 ‘고객이 왕’이라는 인식과 달리 최근에는 직원과 고객이 서로 배려하며 존중하는 매너를 지켜야 한다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막무가내 행동으로 대접받고 싶어 하는 소비자 갑질이 심각해지면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 나타났다.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워커밸 문화가 등장했지만 직원들은 여전히 무례한 ‘블랙 컨슈머(Black Consumer)’의 언행에 고통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 컨슈머는 기업 등을 상대로 부당한 이익을 취하고자 제품을 구매한 후 고의적으로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이른바 진상 고객을 말한다.

‘블랙 컨슈머(Black Consumer)’는 악성을 뜻하는 블랙(black)과 소비자를 뜻하는 컨슈머(consumer)의 합성신조어다. 블랙 컨슈머들의 전형적인 행동에는 몇 가지가 있는데, 고성을 지르며 폭언, 폭행을 하거나 공개 사과 등 무리한 요구를 하며 환불이나 교환은 뒷전이고 금전 보상부터 요구한다.

현장에서는 여전히 많은 감정 노동자들이 블랙 컨슈머로부터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의 조사에 따르면 알바 도중 상처받았던 순간으로, 반말하는 고객을 대할 때(51.5%)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깎아달라', '서비스 달라' 등 알바생 권한 밖의 일을 요구할 때(27.5%)가 뒤를 이었다.

블랙 컨슈머가 가장 문제가 되는 곳은 근로자가 고객을 직접 응대하는 유통·서비스직이 꼽혔다. 2016년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콜센터 근무자 11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콜센터 근무환경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는 근무자의 약 93%가 ‘근무 도중 언어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무례한 갑질 고객으로 불리는 블랙 컨슈머가 등장한 배경에 인터넷의 발달과 현대인의 개인주의적 성향을 꼽았다. 인터넷 커뮤니티의 발달로 인해 타인이 제공받은 서비스와 본인이 겪은 서비스를 쉽게 비교할 수 있게 되면서 소비자의 기대가 점점 높아진 것이다.

또 사회 내에서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해지면서 과거에 비해 자신이 지불한 돈에 대한 가치와 인식이 달라진 것도 악성 소비자가 등장하게 된 원인으로 꼽힌다. 이렇게 지속되는 블랙 컨슈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들과 점주들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한 기업에서는 상담원의 전화 연결음에 가족 음성을 넣는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가게 출입문에 ‘공정 서비스 권리 안내문’을 붙여놓는 음식점이나 카페도 나타났다. 앞으로 블랙 컨슈머를 퇴치하기 위해서는 사회적으로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근로자와 소비자 사이의 갈등을 법적으로만 해결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소통과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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