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 디자인 최지민] 지난해 서울대 김난도 교수는 2020년 소비 트렌드 중 주목해야 하는 키워드로 ‘멀티 페르소나’를 꼽았다. 현대인은 다양하게 분리되는 여러 개의 정체성을 가지기에 이를 담아내는 ‘멀티 페르소나’는 2020년 소비 트렌드를 전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키워드라고 설명한 것.

‘멀티 페르소나’는 다중적 자아라는 뜻으로, 상황에 맞게 가면을 바꿔 쓰듯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현대인을 일컫는 말이다. 본디 페르소나는 가면이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로 연극배우가 쓰는 탈을 의미하며, 심리학적으로는 타인에게 파악되는 자아 또는 자아가 사회적 지위나 가치관에 의해 타인에게 투사된 성격을 의미한다.

멀티 페르소나는 개인이 상황에 맞게 다른 사람으로 변신하여 다양한 정체성을 표출한다. 예를 들어 회사나 학교에 있을 때, 퇴근하고 집에 있을 때, SNS나 온라인에서 소통할 때 등 주어진 환경이나 상황에 따라 다양한 정체성이 발현되는 것이다.

회사에서는 평범한 직장인이다가 퇴근하는 순간 소위 인싸가 되는 모습이 있다. 그리고 꼰대로 불리는 직장 상사도 친구들과 만날 때는 재밌는 친구, 집에서는 사랑꾼 남편이나 멋쟁이 아빠가 될 수 있다. SNS에서도 유튜브,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등에게 따라 각기 다른 정체성으로 소통하며 심지어 하나의 SNS에서 여러 계정을 쓰며 자신의 모습을 바꾸기도 한다.  

최근 방송에서 마미손에 이어 유산슬과 카피추, 펭수 등이 프로그램 속에서 새로운 캐릭터 부여하는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이 역시 디지털 시대의 멀티 페르소나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본래의 캐릭터가 있지만 부캐릭터로도 활동하면서 대중의 사랑을 받으며 각각의 정체성을 지키고 있는 것이며, 대중들은 이들의 진짜 모습을 찾아내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보여주는 캐릭터에 열광한다.

멀티 페르소나는 소비적인 측면에서도 양면적인 소비를 증가시킨다. 밥은 싼 것을 사 먹어도 커피는 고가의 프리미엄 커피를 마시며 옷은 싸구려를 사더라도 가방만큼은 명품을 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소비에 대한 가치관이 뚜렷해지는데 따른 현상으로 소비 형태도 달라지는 것이다.

디지털 세상에서도 각각의 취향과 정체성이 중요해지면서 나를 표현하는 굿즈 열풍이 불고 있으며 나를 닮은 캐릭터를 만들거나 나를 표현하는 제작 굿즈도 많아지고 있다. 기존 텍스트만으로 표현되지 않는 느낌을 더 직설적이고 함축된 굿즈를 이용해 자신의 정체성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다양한 상황에서 새로운 정체성이 생겨나는 ‘멀티 페르소나’. 다양한 내가 존재해 나를 표현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본캐릭터에 대한 정체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현재 우리는 멀티 페르소나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가운데 본인의 본캐릭터는 어떠한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