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 디자인 최지민] 트렌드에 가장 민감하다는 패션은 계절이나 시기별로 유행하는 패턴이 따로 존재한다. 패션은 돌고 돌며 이전에 유행했던 것이 또다시 대세를 이루며 트렌드를 이끌기도 한다.

그런데 경제가 불황일 때 여성의 치마 길이가 짧아진다는 속설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경제가 불황일 때 여성들이 가라앉은 기분을 전환하기 위해 미니스커트 길이가 짧아지는 현상인 ‘미니스커트 효과’가 있다.

소비가 위축되고 기분이 우울할 때 패션의 변화는 여성들이 손쉽게 기분전환 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다. 큰돈을 들이지 않고 무거운 사회적 분위기를 환기하기 위해 미니스커트를 입는다고 하지만 이 속설이 무조건 맞지는 않는다.

실제 우리나라에서는 미니스커트가 1995년에 유행했지만 외환위기를 겪은 1997년에는 치마의 길이가 길어졌고 2000년대에 들어서는 경기와 상관없이 미니스커트는 꾸준히 유행하고 있다.

미니스커트 효과와 비슷한 용어로 경기 불황기에 나타나는 소비 패턴인 여성들이 립스틱과 같은 저가 화장품 매출이 오히려 증가하는 ‘립스틱 효과’도 있다. 립스틱 효과는 경기가 어려울수록 사람들은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사치심을 충족할 수 있는 수단을 찾는다는 심리에서 비롯되어 1930년대 미국 대공황기에 등장한 경제 용어이다.

당시 미국 경제학자들은 극심한 내수 부진 속에서도 립스틱 같은 저가 미용품 매출이 오히려 증가하는 현상을 발견하게 되었다. 한번 쓱 바르는 것만으로도 불경기의 침울함을 날려버릴 만큼 분위기를 바꿀 수 있어 다른 패션 아이템에 비해 립스틱 같은 저가 미용품 매출이 오히려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때 미국의 한 화장품 업체는 자사의 립스틱 판매량과 경기와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립스틱지수를 제시하기도 했다.

립스틱 효과는 ‘넥타이 효과’로 불리기도 한다. 여성들이 경제 불황기에 립스틱으로 저렴한 사치를 하듯이 남성들이 넥타이를 구매하는 것이다. 차 한 대를 사는 것은 무리이지만 비교적 저렴하면서도 어느 정도 값이 나가는 넥타이를 구매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현재는 불황 아이템으로 여겨졌던 미니스커트와 립스틱이 잠깐의 불황기에 기분전환을 위한 아이템으로서의 의미가 사라지게 되었다. 불황이 일상화되고 장기적인 불황은 색다른 기분 전환보다는 소비자들을 자연스러운 소비로 돌아서게 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불황 속에서도 자신을 위한 최소한의 소비는 유지하는 식으로 바뀐 만큼 자신만의 개성을 표출할 수 있는 패션 스타일을 완성해보며 기분 전환을 하는 것도 경제 불황에서 살아가는데 또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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