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 디자인 최지민] 서로 다른 현상이나 분야를 잘 조화시킬 때 접목이라는 단어를 쓴다. 그런데 식물을 재배할 때 유사한 종의 두 식물 조직을 접붙여 하나의 개체로 만드는 방법도 접목이라 쓰며 흔히 ‘접붙이기’라는 용어로 사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수박의 열매 모종을 박의 뿌리 모종에 접붙이기를 하는데 모종을 키우는 과정에서 소요되는 총 노동시간의 40%를 접붙이기가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작업이다. 그렇다면 접붙이기를 왜 하는지, 접붙이기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아보도록 하자.

먼저 접붙이기는 서로 다른 두 개의 식물을 인위적으로 만든 절단면을 따라 이어서 하나의 개체로 만드는 재배 기술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한 식물은 뿌리를 남겨 영양분을 공급해 주는 바탕 나무가 되는데 이런 나무를 ‘대목’이라고 한다. 그리고 사람이 과실 등을 얻기 위한 목적이 되는 나무를 ‘접수’ 또는 ‘수목’이라고 한다.

접붙이기는 대목과 수목이 비슷한 종일수록 살아날 확률이 높다. 예를 들어 과일나무는 감나무에 고욤나무, 배나무에 야생 돌배나무, 복숭아나무에 중국산 야생종을 대목으로 쓰는 것처럼 생활력이 강한 야생종을 대목으로 쓰는 경우가 많다.

종이 달라도 생장력이 비슷하면 접붙이기가 가능하다. 같은 가짓과인 토마토의 가지와 감자의 밑동 부분을 접붙이기하면 위에는 토마토, 아래에는 감자가 열리는 개체를 만들 수 있는 것도 접붙이기의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접붙이기를 이용하면 재배하는 기간이 짧아질 뿐 아니라 접순 품종의 성질을 변함없이 이어갈 수 있고 결실 시기가 빨라지며 병충해에 대한 면역성이 생기는 등의 이점이 있다. 과일나무나 꽃나무의 경우는 특히 과일이 크고 맛이 좋아지며 꽃이 아름답다.

접붙이기를 할 때에는 일반적으로 가지접이 가장 많이 사용된다. 가지접은 가지를 접붙이는 것으로 시기는 싹이 트려고 하는 봄철이 가장 좋으며 접가지는 눈이 1~2개 붙게 자르되, 밑동을 비스듬하게 잘라야 한다. 밑나무는 밑동에서 3~5cm 되는 곳을 자른 뒤 속껍질이 잘 연결되도록 접가지를 꽂는다. 접붙인 후에는 비닐이나 짚으로 묶어 둔다.

이외에도 방식에 따라서 눈접, 깎기접(절접), 쪼개접(할접), 맞접(호접)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눈접은 눈을 접붙이는 것으로 복숭아나무, 장미 등에 주로 쓰이며 8~9월경에 하는 것이 좋다.

깎기접(절접)은 대목의 한 옆을 쪼갠 단면에 접수의 단면이 맞붙도록 잡아매며 장미, 모란, 목련, 라일락, 벚꽃, 탱자, 단풍 등에 쓰인다. 쪼개접(할접)은 대목의 중간 부분을 길게 잘라 그사이에 접수를 쐐기 모양으로 깎아 끼우며 오엽송, 달리아, 숙근안개초, 금송 등에 주로 쓰인다.

맞접(호접)은 대목과 접수는 뿌리가 있는 그대로 가지의 일부를 2cm 정도 곱게 깎아내고 서로 잘 맞추어 묶으며 주로 단풍나무, 고무나무, 동백나무 등에 쓰인다.

최근에는 농부들의 섬세한 손길로만 가능했던 접붙이기가 로봇 기술로 대체되고 있는 등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접붙이기를 하게 되면 병충해에 강해지고 수확량이 늘고 지속적인 수확이 가능한 효과가 큰 만큼 우량한 식물을 더 많이 생산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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