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흙으로 쌓아올린 중국 객가의 건축물 ‘토루(土樓)’에 숨겨진 비밀
[카드뉴스] 흙으로 쌓아올린 중국 객가의 건축물 ‘토루(土樓)’에 숨겨진 비밀
  • 보도본부 | 김아련 기자
  • 승인 2020.03.18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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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김아련 / 디자인 최지민] 1972년 미국 대통령 닉슨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중국에서 제일 가보고 싶은 곳이 어디냐’는 질문에 만리장성과 푸젠성의 토루를 답했다고 전해진다. 만리장성은 중국의 유명 관광지로 이미 널리 알려진 곳이지만 당시만 해도 토루는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잘 알려지지 않았던 ‘토루’는 평범하지 않은 구조로 인해 예기치 못한 해프닝도 발생 했었다. 과거 공산 국가와 대립하던 미국은 구소련과 중국 등 공산 국가들을 인공위성을 통해 감시하고 있었는데, 특이한 구조로 인해 핵탄두 발사 기지로 오해를 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토루’는 어떤 곳일까?

‘토루’는 중국 화교의 조상인 ‘객가’의 전통 건축물이다. 객가는 본래 황허 중류 일대의 북부에 살았던 한족이었다. 기원전 221년 진시황은 남부를 평정하기 위해 60만이 넘는 대군을 파견했는데, 당시 군졸들과 함께 내려온 식솔들이 고향에 돌아가지 않고 현지에 남아 ‘객가’가 됐다.

그런데 객가는 여러 차례의 전란과 내란 때문에 대규모 이주를 하게 됐고, 이후 독자적인 씨족공동체를 구성하기 시작했다. 한족의 자부심이 강했던 객가는 그들만의 공동체를 구축했고 독특한 문화를 형성했다.

중국의 푸젠, 광둥, 장시 등 3개 성에 위치한 ‘토루’는 말 그대로 흙으로 쌓아올린 집이란 뜻이다. 오직 중국에만 있는 객가의 전통 건축물인 토루의 겉모습은 원형, 방형, 장방형, 사각형, 타원형 등 여러 종류가 있다.

객가의 제례의식과 풍습은 1000여 년 동안 변하지 않고 유지됐다. 현지에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 객가는 음식문화와 생활 방식 모두 이주한 지역 환경에 맞게 재창조했다. 특히 이들의 생활공간이었던 ‘토루’는 객가의 명맥을 이어오는데 큰 역할을 했다.

외형도 매우 독특하지만 토루의 내부는 더 놀라운 구조를 이루고 있다. 700년 이상의 문화전통을 그대로 간직한 토루 안에는 식당, 목욕탕, 서당, 사당 등 생활에 필요한 모든 시설이 갖춰져 있어 자급자족과 공동체 생활이 가능했다.

또 전통 풍수지리를 이용해 지어진 토루의 주변에는 산과 하천이 있고 농토가 있으며 앞이 트인 작은 분지에 위치해 있다. 따라서 토루에서 생활했던 사람들은 벼농사와 밭농사를 지어 주식을 해결했고, 차와 담배를 재배했다.

그리고 토루는 외적 방어가 가능하도록 상당히 복잡하고 견고한 구조로 지어졌다. 흙벽의 하단 폭은 170cm, 평균 150cm로 웬만한 공격에도 허물어지지 않았다. 1~3층은 창문이 없는 흙벽의 형태로 벽의 두께만 1m 이상으로 상당히 단단했다.

또 안쪽에는 나무의 이음을 정교히 붙여 방과 복도를 지었고 기와로 지붕을 얹혔다. 이처럼 방어 기능이 매우 뛰어난 토루는 대개 3층~6층 높이로 지어졌고 최대 800명까지도 수용이 가능했다.

이처럼 과학적이고 정교하게 지어진 토루는 푸젠성에만 무려 3천여 개가 보존돼 있는 상태다. 그 중 건축 양식이 뛰어난 46개가 200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이렇게 ‘토루’가 간직하고 있는 객가의 가족과 공동체를 소중히 여기는 문화는 후대에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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