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아련 / 디자인 최지민] 각자의 개성을 표현하거나 기분전환을 하기 위해 선택하는 머리 염색. 어떤 색이든 염색을 하고 처음에는 제법 머리카락이 매끄러워 보인다. 하지만 전자현미경으로 확대해 보면 사실 그렇지 않다는 것! 머리카락의 표면이 마치 생선 비늘처럼 생긴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머리카락에 색을 입혀 염색을 할 수 있을까? 머리카락의 염색 원리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머리카락을 구성하고 있는 성분들부터 알아야 한다. 머리카락은 죽은 세포들이 뭉쳐서 결합해 이어진 것으로 케라틴이란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다.

머리카락의 큐티클층을 ‘모표피’라 부르는데, 이 부분은 친유성으로 물과 화학적 약품에 저항력이 있어 외부 자극으로부터 모발을 보호하지만 물리적인 힘에는 쉽게 부러진다. 그리고 안쪽에는 ‘모피질’과 ‘모수질’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모피질’은 케라틴 성분의 단백질이 비교적 규칙적으로 길게 꼬여있다. 모피질의 멜라닌은 유멜라닌(Eumelanin)과 페오멜라닌(Pheomelanin)으로 구분되는데, 여기서 유멜라닌은 갈색과 검은색을 띠는 색소이며 페오멜라닌은 붉은색과 노란색을 띠는 색소다.  

모피질은 친수성으로 화학물질의 작용을 쉽게 받아 퍼머나 염색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부분이다. 따라서 모피질의 멜라닌 성분들은 섞이는 비율에 따라 각자 머리카락 색깔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탈색을 하고 머리카락의 색이 노란색으로 변하는 이유는 유멜라닌에 비해 페오멜라닌은 잘 파괴되지 않고 남아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갈색과 검은색을 띠는 유멜라닌은 파괴되지만 붉은색과 노란색을 띄는 페오멜라닌은 잘 파괴되지 않기 때문에 탈색을 하면 노란색으로 보이는 것이다.

이렇게 탈색을 하고나면 머리카락에 색을 입히는 과정이 들어간다. 머리카락을 염색할 때는 약제를 머리카락에 바르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때 두 가지 약제를 쓰는데 ‘1제’에는 염료와 알칼리제, ‘2제’는 산화제인 과산화수소수(H2O2)를 함유하고 있다.

1제에 들어있는 알칼리제는 모발을 팽윤, 연화시켜서 모발 내부로 염료가 침투하도록 도와주고 산화제 작용을 촉진시킨다. 알칼리제의 암모니아 성분으로 머리카락을 부풀려 큐티클층을 들뜨게 해 과산화수소와 염료가 잘 스며들도록 하는 역할을 하는 것. 다음 2제의 과산화수소는 멜라닌 색소를 산화시키는데, 멜라닌 색소의 단백질 구조가 파괴된 자리에 염료가 투입된다.

과산화수소로 인해 분해된 산소는 염료와 산화중합반응을 하게 되며 작은 색소입자를 크게 만들어 발색시킨다. 이렇게 분자의 크기가 커진 염료는 머리카락 밖으로 빠져나가기 어려워지며, 따라서 머리를 여러 번 감아도 잘 씻겨 나오지 않게 된다.

탈색 그리고 염색이 되는 과정. 알고보면 굉장히 과학적이지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하는 점이 있다. 과산화수소가 산화시키는 과정에서 머리카락의 단백질도 함께 산화되어 머릿결이 상하기 때문에 트리트먼틀 사용하는 것이 좋다는 점이다. 또 머리카락을 염색할 때는 모발보호 성분이 함유된 약제를 사용하는 것이 저손상, 저자극으로 색을 입힐 수 있다. 코로나19로 조금은 침체되어 있지만 우리에게도 3월이 찾아왔다. 따뜻함을 알리는 봄, 산뜻한 색상의 염색으로 봄을 맞이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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