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최지민] 한국과 이탈리아에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양국을 오가는 하늘길 마저 막히게 되었다. 양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서운 속도로 증가하자, 국내 항공사들이 한국-이탈리아 직항노선 운항을 한시적으로 전면 중단하기로 한 것.

2일(현지시간) 주이탈리아 한국대사관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8∼28일까지의 인천-로마 노선의 운휴를 결정했고, 대한항공은 오는 5일부터 내달 25일까지 인천-로마 노선 운항을 잠정 중단한다. 여기에 경영난으로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인 이탈리아 국적 항공사 알리탈리아의 경우 적자 노선인 인천-로마 직항노선을 오는 29일부터 영구 중단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상황이 이러자 대한항공과 알리탈리아가 속한 '스카이팀'(Sky Team) 을 둘러싼 위기설마저 돌고 있다.

스카이팀은 2000년 6월 22일 설립된 글로벌 항공동맹체이다. 대한항공, 델타항공, 아에로멕시코, 에어프랑스의 4개사가 창설한 스카이팀에는 2019년 기준으로 아에로플로트, 아에로멕시코, 에어 유로파, 에어 프랑스, 알이탈리아, 중국동방항공, 중화항공, 체코항공, 델타항공, 케냐항공, KLM, 대한항공, 중동항공, TAROM, 베트남항공, 사우디아 항공, 아르헨티나 항공, 샤먼 항공, 가루다 인도네시아 항공까지 총 19개 회원사가 속해 있다.

스카이팀은 운항과 고객관리에 있어 효율성을 도모하기 위해 창설되었다. 이를 위해 스카이팀은 마일리지 적립과 라운지 이용 등의 서비스를 공동으로 제공하며, 공동운항을 통하여 175개국의 1,150곳 이상의 목적지로 매일 약 14,500여 편의 항공편을 스카이팀 네트워크 연결을 통하여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발병국과 확산국의 입국이 제한되면서 항공사의 리스크로 번지고 있다. 이는 각 국가를 운항하는 스카이팀 항공사들 역시 마찬가지로, 특히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한국과 이탈리아는 그 정도가 심각한 정도에 이르고 있다. 국내 항공사들은 앞서 이탈리아 내 코로나19 확산의 거점인 북부 도시들과 인천 간의 직항노선의 잠정 폐쇄를 결정한 바 있다.

스카이팀의 대한항공 역시 오는 5일부터 내달 25일까지 인천-로마 노선 운항을 잠정 중단한다. 대한항공에 있어 인천-로마 노선은 상당한 의미를 지니기에 이번 조치는 중대하다고 볼 수 있다. 대한항공의 인천-로마 노선은 한국과 이탈리아 간 첫 직항로로 양국 항공교류의 상징이자 역사로 인식된다. 이번처럼 운항 중단 조치가 내려진 것은 1991년 6월 27일 첫 취항 이후 29년 만에 처음이다. 참고로 대한항공의 인천-밀라노 노선은 이달 6일부터 내달 25일까지 운항이 중단된다.

스카이팀 소속 이탈리아 국적 항공사 ‘알리탈리아’도 위기를 맞았다. 경영난에 처해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인 알리탈리아의 경우 적자 노선인 인천-로마 직항노선을 오는 29일부터 영구 중단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그런데 코로나19 확산으로 여객기의 빈자리가 늘면서 그 시점이 금주 중으로 앞당겨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알리탈리아는 승객 감소로 1995년 김포-로마 노선 운항을 중단했다가 20년 만인 2015년 6월 인천-로마 직항노선을 재개설한 바 있다.

이처럼 코로나19로 인해 한국과 이탈리아를 잇는 모든 직항노선의 전면적인 운항 중단 사태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양국 간 인적·물적 교류도 상당 부분 얼어붙을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이탈리아 노선에 상당한 공을 들였던 대한항공과 알리탈리아에 큰 리스크가 되고 있는 상황. 스카이팀이 특유의 운항 효율성을 바탕으로 이번 사태를 무사히 버틸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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