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병원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꾸며지는 의학 드라마. 방송계에서는 의학 드라마는 흥행 불패라는 암묵적인 공식이 있다. 드라마를 처음부터 이어보지 않아도 매회 바뀌는 에피소드와 생명을 다루는 긴박감, 사람 사는 이야기 등이 인기 비결로 많은 시청자의 호응을 얻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에서 방영된 의학 드라마 중 인기 있었던 작품은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자.

첫 번째, 권력에 대한 야망을 가진 천재 의사의 질주와 종말을 그린 ‘하얀거탑’

[사진/드라마 '하얀거탑' 방송화면 캡처]
[사진/드라마 '하얀거탑' 방송화면 캡처]

<하얀거탑>은 2007년 1월 6일부터 2007년 3월 11일까지 방영된 주말 특별기획 드라마이다. 소설가 야마사키 도요코의 동명 소설 <백색거탑>을 원작으로 극화한 국내 제작 드라마로 대학 병원을 배경으로 권력에 대한 야망을 품은 천재 의사 장준혁(김명민 분)의 끝없는 질주와 종말을 그리고 있다. 드라마 초반은 장준혁이 명인대학교 외과과장 자리에 오르기 위해 펼치는 눈물겨운 노력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장준혁은 국내 최고라고 할 만큼 수술 실력을 가지고 있지만 명예에 대한 욕심이 다른 의사와는 남달라 현 외과과장과 의견 충돌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장준혁의 의료 행위 목적은 환자를 치료하려는 순수한 목적과 더불어 출세하기 위한 영업 실적에 가깝다. 초반에 병원 내의 권력, 정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후반부로 갈수록 의료사고로 인한 법의학 변호사들이 등장하면서 법과 정치의 요소가 커진다. 장준혁과 병원 측, 피해자들 간의 법정 싸움은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그려내기도 했으며 드라마는 11년 만에 리마스터링되어 2018년 재방영되었다.

두 번째, 국내 드라마 사상 최초로 뇌를 소재로 한 ‘브레인’

[사진/드라마 '브레인' 방송화면 캡처]
[사진/드라마 '브레인' 방송화면 캡처]

<브레인>은 제목에서 알 수 있다시피 국내 제작 드라마 사상 최초로 뇌를 소재로 하는 의학 드라마로 대학병원 신경외과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뇌 질환 전문 신경외과 의사 이강훈(신하균 분)의 욕망 여정을 그려내고 있으며 몸도 마음도 불우하게 자라났기에 누구보다 성공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 그와는 정반대인 태생적 귀족 서준석(조동혁 분)이 있는데 이강훈은 그를 뛰어넘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대학병원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눈물겨운 노력이 이어지는 과정을 드라마에 담았다.

또한 교만한 속물 이강훈이 진정한 멘토를 만나게 되기까지의 이야기도 그려냈다. 이강훈은 자신과는 상극이었던 김상철(정진영 분) 교수를 멘토로 받아들이는 과정은 이강훈의 가치관이 변하고 더 성장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실제로 뇌 관련 소재들이 등장해 흥미를 높였고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일부러 수술 중 환자를 깨워서 중요 부위를 자극하며 진행하는 각성 수술, 강훈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낀 지혜의 반짝이는 러브 브레인 등 참신하면서 현실성 있는 뇌 관련 이야기들이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세 번째, 응급실에 벌어지는 초동조치 현장을 생생하게 재연한 ‘골든타임’

[사진/드라마 '골든타임' 방송화면 캡처]
[사진/드라마 '골든타임' 방송화면 캡처]

<골든타임>은 2012년 7월 9일부터 2012년 9월 25일까지 방영되었던 응급의학과와 외상외과를 배경으로 한 의학 드라마이다. 이 드라마는 종합병원 중증외상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들의 치열한 세계와 그 뒷이야기를 담았으며 응급실에서 벌어지는 초동조치 현장을 생생하게 재연했다. 환자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라면 자신의 자리까지 내던지는 헌신적인 의사 최인혁(이성민 분)이 무게중심을 잡고, 진정한 의사로 거듭나기 위해 지독한 성장통을 겪는 인턴 의사 이민우(이선균 분)와 강재인(황정음 분)이 스토리에 뼈와 살을 붙였다. 

국내 드라마에서는 시청자를 포섭하기 위해 로맨스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그래서 그동안 국내 의학 드라마들이 뛰어난 천재 의사의 활약이나 병원 내 사랑 이야기에 중점을 두었다면 <골든타임>은 주인공들의 성장 이야기와 현실과 흡사한 병원 내 권력 관계, 환자들의 사연 등을 비중 있게 담아내며 국내 의학 드라마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재미와 감동은 물론 현실성을 모두 갖춘 완성도 높은 드라마로 손꼽히고 있다.

다른 테마의 드라마와 달리 극적인 상황 설정과 빠른 전개, 높은 몰입도 등 기본적인 흥행 요소가 내재되어 있는 의학 드라마. 최근에는 사회문제도 드라마에 함께 녹여내며 시청자들의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앞으로 또 어떤 소재의 의학 드라마가 시청자들을 만나게 될지 기대가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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