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미국 영화예술과학 아카데미가 수여하는 아카데미 시상식이 현지 시간으로 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렸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미국 최대의 규모, 최대 영예의 영화상이며 ‘오스카상’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번 제92회 시상식에서는 우리나라의 영화 <기생충>이 4관왕의 쾌거를 이룬 가운데 챙겨봐야 할 아카데미의 주요 영화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자.

첫 번째, 각본상-국제영화상-감독상에 이어 작품상 수상의 영예 ‘기생충’

[사진/영화 '기생충' 스틸컷]
[사진/영화 '기생충' 스틸컷]

영화 <기생충>은 2019년에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7번째 장편 영화로 상류층과 하류층, 두 가족의 만남을 다룬 블랙 코미디 가족 드라마 영화다. 한국만의 독특한 주택 구조인 반지하에 사는 가난한 가족과 저택에 사는 부잣집 가족을 통해 보편적인 문제인 빈부격차와 계급갈등, 인간의 존엄성 등을 되짚는다. 특히 <기생충>은 외국어 영화로는 처음으로 작품상을 받아 아카데미상 92년 영화의 새로운 역사를 썼고 아카데미 수상은 101년 한국 영화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기생충>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흥미진진한 전개와 탄탄하게 구축한 캐릭터, 주제를 뚜렷하게 상징하는 가파른 계단 같은 뛰어난 미장센이 어우러진 덕에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어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 작품이 되었다. 인기에 힘입어 <기생충>의 흑백판이 오는 2월 26일 개봉한다. 봉준호 감독과 홍경표 촬영감독이 한 장면, 한 장면씩 콘트라스트와 톤을 조절하는 작업을 거친 흑백판은 컬러와는 또 다른 느낌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두 번째, 촬영상-음향효과상-시각효과상 수상한 전쟁 영화 ‘1917’

[사진/영화 '1917' 스틸컷]
[사진/영화 '1917' 스틸컷]

영화 <1917>은 샘 멘데스 감독의 작품이며 제1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독일군의 함정에 빠진 아군을 구하기 위해 적진을 뚫고 달려가는 두 영국 병사가 하루 동안 겪는 사투를 그린 전쟁 영화이다. 1차 세계대전의 참상을 미술과 세트를 이용해 그대로 표현했으며 실제 전쟁터에 있는 듯 한 생생한 음향과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음악으로 몰입감을 더했다. 영화 전체를 하나의 롱테이크로 연출해 주인공이 처한 상황을 실제로 체험하는 듯 한 느낌을 주는 영상미가 크게 호평을 받았다.

<1917>은 이야기의 참신함이 조금 떨어지지만 완성도는 높은 편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래서 재미와 감동도 보장하는 아카데미의 취향에 부합하는 케이스로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을 수상할 것이라는 예측이 이어졌다. 전문가들 대부분도 <기생충>이 작품상을 타야 하지만 실제로는 <1917>이 작품상을 탈 것 같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많은 사람의 예상을 깨고 촬영상, 시각효과상, 음향효과상 부문에서 3개의 상을 수상하는데 그쳤다.

세 번째, 고전을 훌륭하게 재해석한 작품으로 평가받는 영화 ‘작은 아씨들’

[사진/영화 '작은 아씨들' 스틸컷]
[사진/영화 '작은 아씨들' 스틸컷]

영화 <작은 아씨들>은 루이자 메이 올컷의 소설 작은 아씨들을 원작으로 한 그레타 거윅 감독의 영화이다. 이미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으로 제작되었으며 마치 가(家)의 메그, 조, 베스, 에이미 네 자매와 이웃집 소년의 어른이 되기 위한 사랑과 성장을 담은 드라마다. 세계적인 명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뉴 클래식 작품이며 거윅 감독은 섬세한 연출력으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네 자매의 꿈과 사랑을 따뜻한 색감으로 담아냈다.

연출은 물론 각본과 각색까지 담당한 거윅 감독이 원작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현대적 재해석을 이뤄냈다. 특히 각자 살고 싶은 삶을 향해 나아가는 네 자매의 모습을 현대적 감성으로 재해석하여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메시지를 전한다. 아카데미 의상상을 수상한 <작은 아씨들>은 감독이 모든 의상에 설명을 달 수 있을 정도로 철저한 자료조사를 통해 의상을 완성했다며 다채로운 의상들도 함께 볼 수 있다.

이제 우리나라 영화도 세계의 내로라하는 작품들과의 경쟁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는 등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 영화들이 최대 영예의 영화상에서 인정한 만큼 아직 보지 못한 영화가 있다면 기대하는 마음으로 챙겨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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