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아련 / 디자인 최지민, 구본영 수습] 부산 해운대에 들어선 초고층 아파트 엘시티 더샵이 논란에 휩싸였다. 강풍이 몰아치는 날에는 아파트 창문이 깨지기도 하며 승강기 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는 현상이 나타났다. 고액을 주고 아파트에 입주한 주민들은 끊임없는 사건, 사고가 인재라면서 울분을 터트렸다.

그러나 A시공사 측은 승강기 문이 닫히지 않는 이유는 계절에 따른 ‘연돌효과’ 때문이라면서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연돌효과’란 굴뚝효과라고도 불리는데, 건축물의 내부와 외부의 온도차이로 인해 공기가 유동하는 것을 말한다.

수직 공간 내에서 공기가 움직이는 방향은 온도에 따라 달라진다. 그런데 건축물 내부의 온도가 외부온도보다 높고 밀도가 낮을 때 건물 내의 공기는 부력을 받아 이동한다. 이런 경우 공기가 아래쪽에서 위쪽으로 흐르고 그와 반대가 되면 위쪽에서 아래쪽으로 흐른다.

한편 부산의 A시공사 측에서는 2014년에 이러한 연돌효과를 차단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홍보했다. 2017년에는 연돌현상이 건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빔 기반 초고층 연돌효과 해석 시스템을 산학협동으로 개발했다고 알렸다.

당시 A시공사는 한국 건축 친환경 설비 학회로부터 사용성과 신뢰성을 인정받았다며 향후 초고층 건축분야에 널리 활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연돌효과를 막기 위해 그동안 투자와 연구를 해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 개발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연돌효과는 지난해 7월 일본에서 인명피해가 컸던 한 교토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방화 사건에도 영향을 미쳤다. 불이 난 건물은 연면적 690㎡ 규모로 신축된 철골구조였고, 1층 현관 입구 쪽에 3층까지 오르내리는 나선형 계단이 설치돼 있었다.

방화범은 나선형 계단 부근에서 불을 붙였고 폭발적으로 확산된 열 폭풍이 창문을 깨트렸고, 깨진 창문을 통해 다시 유입된 공기가 불길을 키웠다. 또 건물 내부에서는 1~3층을 연결하는 나선형 계단이 연돌 효과를 내면서 화염과 유독 가스를 순식간에 퍼트렸다.

이로 인해 사람들이 제대로 대피할 시간이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결국 이 화재 사고로 건물에 있던 74명 중 5명만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연돌효과는 일반적인 고층 건축물에서는 흔히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부산 해운대 엘시티 아파트의 일부 입주 예정자들은 잦은 승강기 고장 문제 때문에 주민들이 공포와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며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시공사측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만 내세우고 있어 당분간 잡음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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