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해-재해 우려 높은 지역에 조성하는 ‘완충녹지’...고민에 빠진 울산 [지식용어]
공해-재해 우려 높은 지역에 조성하는 ‘완충녹지’...고민에 빠진 울산 [지식용어]
  • 보도본부 | 심재민 기자
  • 승인 2020.02.12 08: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최지민] 한국산업단지공단(산단공)이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 공해 ‘완충녹지’를 없애고, 그 자리에 대규모 산업단지와 폐기물 매립장을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완충녹지란 공해나 재해 우려가 높은 지역으로부터 생활지역의 환경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설정된 녹지를 말한다. 쉽게 공공 재해를 줄이고 푸른 녹지 보전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완충녹지다.

녹지에는 경관녹지와 완충녹지가 있다. 도시의 자연적 환경을 보전하거나 이를 개선함으로써 도시경관을 향상하기 위하여 설치하는 것이 경관녹지인 반면, 완충녹지는 수질 및 대기 오염, 소음 및 진동 등 공해의 발생원이 되는 지역으로부터 주거-상업지역 등을 분리시킬 목적으로 조성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외에 가스폭발, 유출 등 각종 재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지역 역시 주변에 완충녹지를 설치해 안전망을 확보하기도 한다.

지난 6일 산단공과 울산시에 따르면 두 기관은 이 완충녹지를 없애고 온산공단 확장을 통해 산업시설 용지를 넓히고 폐기물 매립장을 조성하는 사업을 협의하고 있다. 다만 공단 확장 규모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산단공과 시는 "아직 검토 단계일 뿐, 확정된 내용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사업개요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두 기관이 검토한 여러 개발안 중에는 울주군 온산읍 학남리 일원 155만㎡를 확장하고, 이 가운데 3분의 1가량인 50만㎡를 폐기물 매립장으로 조성한다는 방안이 포함됐다. 이런 매립장 규모는 현재 울산·온산 국가산단에서 발생하는 사업장폐기물 처리용량을 기준으로 30년 이상 매립할 수 있는 수준이다. 산업시설 용지로 조성되는 66만㎡에는 수소 생산, 수소연료전지 제조, 수소자동차 부품 등 시가 전략적으로 추진하는 수소 특화 업종 유치가 유력하다.

이러한 개발이 다양한 이점을 가지고 있지만 문제는 산단공이 현재 여유 부지가 없는 온산공단을 확장하고자, 오염물질 차단 기능을 하는 완충녹지를 없애는 손쉬운 방안을 추진한다는 점이다.

완만한 산지로 형성된 해당 완충녹지는 나무가 울창하고 빽빽해 공단에서 발생하는 공해물질의 시가지 유입을 막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인근에서 진행 중인 일반산단 조성사업과 함께 이번 개발안이 추진되면, 온산공단을 둘러싸는 완충녹지가 거의 모두 사라지게 된다. 상황이 이러자 국가산단을 조성·관리하는 공기업인 산단공이 사업성과 편의성에 치중, 환경에 대한 고려 없이 완충녹지를 없애고 공단을 넓히려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

이에 대해 산단공 관계자는 "온산공단 확장을 위한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인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결정되거나 구체화한 내용은 없다"라면서 "다만 단순히 수익성이나 편의 때문에 공단을 확장하는 것은 아니며, 산업단지 조성이 가능한 후보지와 자치단체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해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해나 재해 우려가 높은 지역으로부터 생활지역의 환경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완충녹지. 도심과 산업단지를 분리하는 완충녹지가 없어지면 일대 환경오염이 가속화하고 시민 건강권도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만큼, 산단공과 울산시의 소통의 자세와 고심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