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아련 / 디자인 최지민] 전 세계 곳곳에는 작은 나라들이 많다. 그 중 로마의 한 건물이 영토로 인정받고 있는 한 나라가 있다. 나라 이름 같지 않은 단체이지만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어 국제법상 주체로 인정받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 바로 ‘몰타 기사단’이다.

그렇다면 몰타 기사단의 영토 크기는 어느 정도일까? 몰타 기사단의 면적은 6,000m2이지만 무려 106개국과 외교 관계를 맺고 있으며 전 세계 10여 개국에 대사관을 두고 있다. 한편 미국, 중국, 인도에서는 주권국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지만 남아메리카, 유럽, 아프리카의 대다수 국가에서는 주권 국가로 인정받고 있다.

오늘날 몰타기사단에는 120여 개국에서 1만 3,500명이 넘는 회원들과 약 8만 명의 평생 자원봉사자, 그리고 의료 인력이 대부분인 2만 5,000여명의 직원이 소속되어 있다.

기사단의 공식 목표는 ‘가톨릭 믿음을 지키고 가난한 이들을 돕는 것’으로 세계 각지의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지 찾아가 구호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전통에 따라 자연재해나 전쟁이 발발하면 구호 현장에 투입된다.

특히 의료 활동을 위해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데 베들레헴 지역에서는 최고급 산부인과 병원, 터키 국경 지역 킬리스에서는 시리아 난민을 돌보는 야전병원, 시리아 알레포에서는 아동 병원을 운영 중이다.

몰타 기사단은 언제부터 생겨났을까? 몰타 기사단은 십자군 전쟁 무렵 유럽에 존재하던 종교적 군대 조직이었다. 이들은 본래 십자군 원정 당시 순례자와 병사들을 치료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가 군사조직으로 세력을 확장했다.

그러면서 지중해 몰타 섬에 독립 국가를 건설하고 영토 확장에 나섰다. 1563년에는 오스만 제국의 4만 대군을 물리친 뒤 17세기에 카리브해 4개 섬을 획득했다. 성장세를 이어가던 몰타 기사단은 한때 아메리카 대륙을 식민지로 삼기도 했지만 1798년 나폴레옹에게 정복당했다.

이들은 “같은 기독교인과 싸워서는 안 된다”는 규정에 따라 나폴레옹에게 항복했고 이후 구호와 봉사활동을 하는 종교조직으로 회귀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따라서 몰타 기사단장은 로마 교황청이 임명하는 당연직 추기경이 맡고 있다.

한편 몰타 기사단장과 최고 지휘관, 최고 서기관의 여권이 세계에서 가장 희귀하다고 알려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는데 일반 여권과는 달리 빨간색 여권을 소지하고 있다. 이 외에도 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기사단 직원들 약 500여 명에게는 검정색 외교 여권이 발급된다.

이는 몰타 기사단 정부의 고위직 인사나 특수 임무직, 그리고 그들의 가족에게 지급되는 것으로 유효기간은 4년이며 몰타 기사단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에만 유효하다.

이렇게 몰타 기사단은 영토의 크기로 봤을 때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이다. 하지만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라도 발 벗고 나서기 때문에 활동 범위로 따져보면 세계에서 가장 큰 나라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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