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상징 동물 코알라, 산불로 인한 서식지 파괴로 ‘기능적 멸종’ 위기 [지식용어]
호주의 상징 동물 코알라, 산불로 인한 서식지 파괴로 ‘기능적 멸종’ 위기 [지식용어]
  • 보도본부 | 조재휘 기자
  • 승인 2020.01.08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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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조재휘 / 디자인 최지민] 호주를 상징하는 동물인 코알라가 멸종 위기에 처했다. 포브스 잡지가 지난해 11월, 호주에서 기록적인 산불과 가뭄으로 인해 코알라가 개체 수와 서식지의 감소로 ‘기능적 멸종’ 위기에 처했다고 밝혔다. 화재로 1천마리가 넘는 코알라가 희생되었으며 서식지의 80%가 파괴된 것.

'기능적 멸종'은 특정 동물의 개체 수가 크게 줄어 생태계 내에서의 역할을 잃어버리고, 독자적으로는 생존이 불가능한 상태를 말한다.

전문가들은 최근 호주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과 연이은 가뭄으로 호주 코알라가 기능적 멸종 단계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기능적 멸종 단계에서는 살아남은 일부 코알라가 번식하더라도 전체 개체 수가 적고 질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 장기적으로 종의 생존 가능성은 작아진다.

멸종의 대표적 원인은 서식지 파괴이다. 호주에서 유칼립투스 잎을 섭취하는 코알라는 성년 기준 하루 약 900g 분량의 잎을 섭취하지만 산불과 무분별한 삼림 파괴로 유칼립투스 숲 지대 대부분이 사라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산불로 인한 서식지 파괴가 코알라의 성병을 야기하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성병의 일종인 클라미디아가 코알라 사이에서 유행하면서 코알라의 생존은 더욱더 어렵게 됐다. 코알라가 클라미디아에 감염될 경우 결막염으로 이어져 실명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암컷의 경우 불임을 유발해 종 보존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이에 호주 정부는 지난 2016년 미국의 <흰머리독수리 보호법>을 본뜬 코알라 사냥을 막고 서식지 보호 등의 내용이 담긴 <코알라 보호법>을 발의했지만 아직 법으로 제정되지 못해 <코알라 보호법> 제정 요구가 거세게 일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호주의 한 여성이 코알라가 위기에 처하자 주저 없이 불 속에 뛰어들어 구조하는 영상이 큰 화제를 모으는 등 코알라 보호를 위한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또 포트 매쿼리에 있는 세계 유일의 코알라 전문병원은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를 통해 병원 모금 운동을 벌였다.

처음의 목표 금액은 2만 5,000호주달러(한화 약 2,000만원)였으나 3만 9,000여명이 모금에 참여하며 약 167만호주달러(한화 약 13억 3,0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이 모였다. 병원 측은 기부금으로 화재 지역에 코알라들을 위한 음수대를 설치하고, 화상 입은 코알라의 재활을 위한 보호소인 ‘코알라 방주’를 열 계획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일부 생태학자들은 ‘기능적 멸종’이라는 말이 과장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재클린 길 메인대 기후변화연구소장은 "기능적 멸종이라는 용어는 이미 대응시기가 지나버려 우리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5만마리 밖에 남지 않았으며 야생에서는 오로지 호주에만 있는 코알라는 멸종 위기 동물로 지정되어 보호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호주의 기후 자체가 건조해 숲에 불이 한번 붙으면 대규모의 화재로 번지기 쉬워 호주 정부에서도 코알라가 야생에서 완전히 멸종하기 전 <코알라 보호법>의 제정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