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끼리는 사랑할 수 없다? 가족에게 성적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웨스터마크 효과’ [지식용어]
가족끼리는 사랑할 수 없다? 가족에게 성적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웨스터마크 효과’ [지식용어]
  • 보도본부 | 조재휘 기자
  • 승인 2019.12.22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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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조재휘 / 디자인 최지민] 우리나라에서는 근친상간 자체를 처벌하거나 금지할 법적 근거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근친상간 자체로 형법상 불법이 아닌 나라가 많으며 근친혼만 민법상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근친상간을 막는 관습을 근친상간 금기(incest taboo)로 부르는데 이 터부는 우리 사회에서 쉽게 볼 수 있지만, 그 기준은 나라와 문화권마다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어렸을 때부터 함께 자란 남매가 사랑에 빠질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이어졌던 가운데 성적으로 피하는 현상인 ‘웨스터마크 효과’가 있다.

‘웨스터마크 효과’는 유아기부터 오랜 기간 함께 자란 남녀는 서로를 너무 잘 알고 있기에 서로에게 성(性)적으로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는 이론이다. 이 효과는 근친혼이 매우 적은 이유를 설명하는 이론 중의 하나로 근친혼이 있다고 하더라도 대부분 어린 시절에 헤어졌다가 성인이 되어 다시 만난 사례들이 많다.

웨스터마크 효과는 핀란드 출신의 스웨덴 철학자이자 사회학자인 에드워드 웨스터마크(Edvard Westermarck)에 의해 소개된 개념이다. 그의 주장에 의하면 인간은 천성적으로 어렸을 때부터 가까이 지냈던 형제자매나 가족과의 육체적 관계를 혐오하기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같이 지내온 남매가 성인이 되었을 때 함께 자는 것을 본능적으로 싫어하는 것은 자연적인 현상이다.

이에 반해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Freud)는 아버지로부터 어머니를 빼앗고 싶은 유년 시절의 충동을 의미하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주장하며 인간이 근친상간에 끌리는 것은 생물학적인 본성이지만 사회적으로 규정된 금기 사항일 뿐이라며 반박했다.

또한 폴란드 태생의 영국 인류학자 말리놉스키(Malinowski)는 형제자매를 포함한 가족 간의 성적 결합은 가족의 분열을 조장하기 때문에 금지되었다는 <가족분열 이론>을 제기한 바 있다.

근친혼이 적은 현상에 대한 많은 이론이 등장했지만 이후 후속 연구 결과를 통해 웨스터마크의 이론이 현재 가장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이후 웨스터마크 효과 연구를 위해 1950년대 미국의 인류학자 멜포드 스파이로(Melford. E. Spiro)는 이스라엘의 공동양육 집단인 키부츠에서 자란 성인들을 대상으로 같은 키부츠에서 자라 결혼까지 한 사람들의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유대감과 내부적 결속을 중시하여 서로 결혼할 것이 권장됨에도 불구하고 같은 키부츠에서 자라 결혼한 사례는 매우 드물었다. 어려서 같이 지낸 남녀가 서로를 연애 상대로 생각하지 않는 결과가 웨스터마크 현상으로 설명되는 것이다.

하지만 웨스터마크 효과의 가능성은 확인되었어도 아직까지 완전히 입증된 상태는 아니다. 그 효과가 과연 생물학적 차원에서 발생한 것인지, 아니면 기존의 사회적 터부 등 다른 원인이 있는지에 대한 연구와 논증이 진행되는 단계이지만 웨스터마크 효과를 부정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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