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지난 11월 전체 수입차 판매는 2만5천514대로 작년 동월대비 14.0% 증가했다. 이는 작년 4월 이래 최대 규모로, 수입차의 올해 누적 판매 대수는 21만4천708대를 기록했다. 한국수입자동차 협회에 따르면 2015년 이미 수입차 시장개방 이래 최초로 연간 20만대를 넘어 243,900대를 기록하면서 국내 승용차 시장 내 15%를 넘는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처럼 신차 10대 중 1.5대는 수입차가 될 정도로 파이가 커진 국내 수입차 시장의 역사는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수입차가 수입되기 시작한 때는 1987년 1월이다. 당시 정부는 2,000cc이상 대형차와 1,000cc이하 소형차 시장을 우선적으로 개방했다. 그리고 1988년 4월, 전 차종에 대한 배기량 규제를 풀어 완전히 개방되었다.

수입차 점유율 15% 시대 [사진/픽사베이]

이렇게 수입차는 80년대 후반에 개방되었지만, 당시 수입차에 대한 인식은 상당히 좋지 않았다. 당시의 사회 분위기 상 이제 막 출발한 국내 자동차 산업의 위축과 외화낭비, 과소비와 사치풍조로 인한 계층 간 위화감 조성 등이 그 이유였다. 그래서 수입차의 판매는 부유층을 중심으로 극소수로 이루어졌고, 개방 첫해 수입차 판매를 시작한 업체 역시 한성 자동차(벤츠), 효성 물산(아우디 / 폭스바겐), 한진(볼보), 코오롱 상사(BMW) 등으로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점차 인식이 바뀌면서 88년 들어 부(푸조), 두산(사브), 기아(포드), 금호(피아트), 쌍용 (르노) 등 수입차 판매가 이루어졌고 그 해 판매 대수도 263대로 증가했다. 그리고 89년에 1천293대, 90년 2천325대로 점차 판매량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하며 시장 규모도 커졌다. 또 점차 수입차에 대한 부당한 관세를 줄여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치자, 50%였던 관세가 단계적으로 인하되어 90년에는 20%까지 내려가면서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그리고 국산차 판매가 100만대를 넘어선 90년대에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 대한 통상 압력이 심해졌다. 그 결과 95년에 들어 관세를 8%로 인하한 것은 물론, 7천만원 초과 고급 승용차의 취득세 역시 15%에서 2%로 크게 낮추게 되었다. 아울러 이 해에 한미 자동차 협상이 타결되면서 특소세와 자동차세가 낮아졌고, 이와 함께 판매대리점, 광고시간 등에 대한 규제도 폐지되면서 수입차 판매의 물고가 트이게 되었다.

이를 토대로 93년까지 2천대 미만에 머물렀던 수입차 판매는 94년 3천865대, 95년 6천921대에 이어 96년에는 1만315대를 팔아 사상최고의 전성기를 맡게 되었다.

하지만 수입차 시장은 또 한 번 된서리를 맡게 된다. 바로 국내에 불어 닥친 IMF로, 97년 8천136대에서 98년 2천75대로 판매가 크게 줄어든 것. 당시 국내 승용차 판매 대비 수입차의 시장 점유율은 0.3%에 불과했다.

이후 수입자동차시장은 ‘2000년 수입자동차모터쇼’를 계기로 다시 활력이 돌기 시작했다. 특히 일본의 토요타자동차가 '렉서스' 브랜드를 가지고 국내시장에 진출하면서 ‘강남 그랜저’라는 수식이 생길 만큼 활력을 찾았으며, 고진모터임포트가 아우디와 폭스바겐의 국내 공식 임포터로 출범하면서 성장 속도에 가속이 붙기 시작했다.

그렇게 국내의 수입차는 2002년 최초로 1%를 넘어서며 1.3% 시장점유율을 기록. 2008년에 6%, 2012년에는 한미 FTA 발효의 영향으로 수입차의 진입 장벽이 획기적으로 낮아지며 점유율 10%를 넘어서게 되었다. 또한 당시 사회 분위기가 많이 바뀌며 수입차에 대한 선입견보다는 대중적인 인식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이제는 신차 10대 중 약 2대는 수입차가 된 국내 자동차 시장. 대한민국의 경제 상황과 시대상을 반영하며 수입차 시장은 꾸준히 성장, 국내 자동차 업계의 기술 발전에 있어서도 효과적인 ‘채찍’이 되어 주기도 했다. 이제 핵가족을 넘어 1인가구가 증가하면서 수입자동차 선택에 있어 더 인식이 개방적이게 된 우리 사회, 과연 수입자동차의 거센 성장이 동력이 되어 국내 자동차 시장의 전체적인 발전으로 이어질지 기대를 걸어본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