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 디자인 최지민] 서울 시내 지하도 9개 상가 상점 종사자 2명 중 1명꼴로 ‘빌딩 증후군’ 증상을 겪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의료원 의학연구소 환경건강연구실의 연구팀은 지하도상가 상점에서 종사하는 근무자 2명 중 1명이 눈, 코, 목이 따가운 증상 등의 ‘빌딩 증후군’ 증상을 경험했고 이 증상이 실내공기질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서울 시내 9개 지하도상가 시설 내 음식점업(식당, 카페, 제과점), 의류업(옷, 수선, 침구류 관련 업종), 패션·잡화업(신발, 가방, 액세서리 관련 업종), 기타(사무실, 전자제품, 화장품점 등)에 근무하는 314명을 대상으로 2017년 9월에 설문조사를 통해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빌딩 증후군’은 건물 안에서 일을 하거나 생활할 때 눈, 코, 목이 따갑거나 두통 등 여러 병적 증상이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증상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환경요인 중 실내의 공기 질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두통, 현기증, 출혈 등의 증세와 기관지염, 천식, 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많이 나타난다.

특히 공기 순환이 어려운 지하상가 상인들과 하루 종일 건물 안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은 조심해야 한다. 여름철에는 실내에서 에어컨을 켜둔 채 창문을 계속 닫아두는 경우가 많은데 오염된 공기가 내부 순환을 반복하면서 누구든지 이 증상에 시달릴 수 있다.

빌딩 증후군은 1980년대 초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처음으로 이 명칭을 사용했으며, 의학계에서는 아직까지 정확한 진단 기준을 밝히지 못했다.

과거에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곰팡이 먼지나 담배 연기에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 등이 실내공기 오염의 주범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건축자재에서 방출되는 벤젠, 포름알데히드, 솔벤트 등의 화학물질과 냉방병을 일으키는 레지오넬라균 등 미생물 쪽으로 오염원이 옮겨가고 있다. 이 밖에도 작업 만족도, 작업장의 분위기, 개인적인 요소 등도 오염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빌딩 증후군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2~3시간 간격으로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켜 줘야 한다. 실내 환기만 잘해줘도 증상은 비교적 쉽게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운전을 할 때에도 자주 창문을 열어 오염된 공기를 내보내 줘야 한다.

또 오염 물질 발생원을 제거하는 방법과 환기가 부족할 경우 공기 청정기 등으로 인위적으로라도 공기를 정화해 주는 방법이 있다. 건물에 창문이 없어 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면 잠깐이라도 외부로 나가 바깥바람을 쐬며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식물을 많이 기르는 것 역시 도움이 되는데 공기 중에 떠 있는 벤젠 등 미세화학물질을 흡수하는 수생식물을 배치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균형 잡힌 영양 섭취와 적절한 휴식도 매우 중요하다.

‘빌딩 증후군’은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이기에 실내공기 정화나 여러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리고 지하상가에 오래 머무는 상인들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 그에 맞는 공기 질 평가도 정기적으로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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