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디자인 최지민]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바스코 다가마(Vasco da Gama)가 아프리카 남단의 희망봉을 돌아 인도항로를 개척한 일, 마젤란의 세계일주! 

모두 세계의 역사를 바꾼 대표적인 사건들입니다. 

그런데 이 일들이 모두 지리상 발견의 목적 중 하나가 향신료 였다고 합니다. 이를 계기로 유럽인들의 세계 식민지화가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실제로 향신료로 인해 세계사가 바뀌었는데요. 향신료에 숨겨진 주요한 역사적 사건을 살펴볼까요?

향신료는 음식에 풍미를 주어 식욕을 촉진시키는 식물성 물질입니다. 영어로 스파이스(spice)라 하며, 스파이스라는 말의 어원은 후기 라틴어로 ‘약품’이라는 뜻인데, 한국어의 ‘양념’에 해당됩니다.

유럽인들이 향신료를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로마가 이집트를 정복한 후부터입니다. 그 당시 귀중하게 생각되었던 향신료는 인도산(産)의 후추와 계피였는데요. 무역풍을 타고 인도양을 건너 홍해를 북상하여 이집트에 달하는 항로가 개발되었기 때문입니다.

중세에 들어와서 중동의 이슬람교도가 강력하게 팽창한 후부터는 유럽이 원하는 향신료는 모두 아랍 상인의 손을 경유하지 않으면 구할 수 없게 될 정도로 향신료는 상인들 사이에서 중요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 때부터 정향(丁香:clove)과 너트메그(nutmeg)의 2종류가 중요한 스파이스로서 등장하게 되는데요. 이 2종류가 모두 몰루카 제도의 특산물이었기 때문에 운반을 하는 것이 쉽지 않았고 자연스럽게 가격이 오르고 과대한 관세까지 붙으며 더 비싸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유럽인들은 왜 그렇게 무리를 하면서 향신료를 획득하려 했을까요? 첫째, 당시 유럽에서는 조미료가 발달하지 않아 음식의 맛과 향이 좋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둘째, 유럽이 향신료를 찾는 항해를 계속할 당시 유럽의 의학은 그다지 발달하지 않아 모든 병이 악풍에 의하여 발생한다고 믿었는데요. 

여기서 악풍이란 악취, 즉 썩은 냄새를 말합니다. 유럽인들은 이 악풍을 없애기 위해 향신료를 사용해야 한다고 믿었고, 실제로 당시 많이 사용했던 로즈메리는 살균, 소독, 방충작용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마지막 셋째, 마약으로도 사용되었기 때문입니다. 향신료의 성분이 호르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많지는 않지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때 보석보다 비싸게 거래되던 향신료. 그러나 아메리카 대륙에서 고추, 바닐라, 올스파이스 같은 새로운 향신료가 발견되면서, 동남아시아 향신료의 가격이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각 나라에 맞는 향신료가 받아들여지면서 현재의 음식문화가 형성되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별 것 아닌 것 같아 보이는 향신료에 이런 깊은 역사가 숨겨져 있었다니, 알고보면 대단한 향신료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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