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아련] 지난 8월 뉴욕포스트 등 미국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홀로 아이를 키우던 케이린 보웬은 아들을 생후 11일 무렵부터 끊임없이 병원을 데리고 다니며 진료를 받게 해 현지 법원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조사에 따르면 이 여성은 무려 320곳의 병원과 의사를 만나 아들을 진료하게 했고 아이가 8살이 된 이후부터는 무려 12번이 넘는 큰 수술을 받게 했다. 이 여성이 유죄를 선고받은 이유는 아들에게 어떤 특이한 질환이나 질병이 발견되지 않았는데도 과잉 진료와 수술을 받게 했기 때문이었다.

[pexel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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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사건을 조사한 경찰은 이 여성이 뮌하우젠 증후군(Munchausen syndrome) 환자로 보인다고 밝혔다. 뮌하우젠 증후군이란 타인의 사랑과 관심, 동정심을 유발하기 위해 일부러 아픈 척을 하거나 상황을 과장하고 부풀려서 말하는 정신과 질환이다.

증상이 심해진다면 자존감이나 정체성에 문제가 생기며 환상을 구분하지 못하고 거짓말까지 하며 타인을 조종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심지어 극단적인 방법을 사용해 고의적으로 자해를 하는 등의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뮌하우젠 증후군은 희귀한 정신질환의 하나로 고의적, 혹은 반복적으로 행동하는 인위적 장애로 분류된다. 해외 보고에 따르면 이들이 불필요한 검사나 기타 의료비로 지출하는 연간 비용은 약 4,000만 달러로 추정되며 자살률도 30~70%에 달해 심각해질 경우 매우 위험한 정신질환으로 나타났다.

뮌하우젠 증후군이란 이름의 유래는 18세기 독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카를 프리드리히 뮌하우젠 백작은 18세기 독일 군인이었는데 독일 낭만주의에 빠져있던 한량이었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싶어 경험하지 않은 무용담을 꾸며냈다고 전해진다.

훗날 의사와 환자의 상호 심리학적 관계에 관심이 많았던 영국 의사 리처드 애셔는 상당히 많은 환자가 의사의 관심을 받기 위해 병을 꾸며내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고, 1951년 처음으로 이런 증세를 뮌하우젠 증후군이라 명명했다.

이 질환에 걸린 사람들은 주로 어린 시절, 부모에게 사랑을 받지 못한 기억이 있거나 심한 박탈감을 경험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부모나 타인으로부터 사랑받으려는 욕구로 인해 이런 과장된 행동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발이 잦은 뮌하우젠 증후군을 치료하기 위해서 전문가들은 먼저 환자가 스스로 행동을 수정하고 의료 정보를 잘못 사용하는 것을 줄이도록 권고한다. 또 어린 시절의 학대 경험이나 박탈감 등 발병 원인을 발견하기 위해 환자의 과거 상태를 파악하기도 한다.

뮌하우젠 증후군은 환자 자신은 물론 가까운 사람들도 매우 힘들게 만드는 정신과 질환이다.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증세를 조기에 발견해 주변에서 관심을 갖고 해결하도록 도와준다면 환자도 빠르게 호전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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