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보적인 음악 세계와 시대의 아픔을 직시하는 시선으로 '현존하는 록의 전설'이 된 U2가 결성 43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았다.

공연 포문을 연 것은  '선데이 블러디 선데이'(Sunday Bloody Sunday)의 드럼 인트로다. U2는 이어 '아이 윌 팔로'(I Will Follow), '뉴 이어스 데이'(New Year's Day) 등을 연이어 들려주며 고척돔을 단숨에 열광의 도가니로 이끌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사진=연합뉴스 제공)

U2 최고 명반 '조슈아 트리'(1987년 작) 첫 트랙으로 넘어가는 대목에서는 "테러의 시대, 관용을 간직합시다, 공포의 시대, 신의를 간직합시다!" 보노의 선창과 함께 초대형 스크린이 붉게 물들고 스크린에 그려진 '조슈아 트리' 형상이 반짝이며 빛났다.

관객들은 '위드 오어 위드아웃 유'(With or Without You)를 비롯한 주요 곡들의 후렴구를 익숙하게 따라부르고 보노의 유도에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등 U2는 처음 만난 한국 관객들의 열정적인 떼창과 환호에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이후 앵콜 무대에서 U2는 "세계 여성들이 단결해 역사를 새로 써 '허스토리'(herstory)'로 만드는 날이 바로 뷰티풀 데이"라고 운을 띄운 뒤 이 노래를 불렀다. 스크린에는 최근 숨진 가수 설리와 '미투' 운동을 촉발한 서지현 검사, 일제강점기 선구적으로 여성해방을 주창한 화가 나혜석 등 한국 여성들이 비춰졌다.

이날 공연장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도 스크린에 등장했다. 보노는 '마더스 오브 더 디스어피어드'(Mothers of the Disappeared)가 끝난 뒤 멘트를 통해 김정숙 여사에게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한편 U2는 1976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결성된 뒤 전 세계에서 1억 8천만여장 앨범 판매고를 올리고 그래미를 총 22회 수상한 유명 밴드로, 그동안 다양한 정치·사회적 현안에 의견을 내 관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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