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최지민] 서울시가 보행자에게 편리한 ‘대각선 횡단보도’를 시 전역 곳곳으로 늘려가기로 했다. 대각선 횡단보도는 교차로에서 보행자들이 직선은 물론 대각선 방향으로도 바로 건널 수 있는 횡단보도다. X자형 횡단보도라고도 불리는 대각선 횡단보도는, 모든 교차로 내 보행신호가 동시에 녹색 신호로 바뀌므로, 보행자는 어느 방향으로도 건널 수 있다.

따라서 대각선 횡단보도에서 보행자는 더 빠르고 안전하게 교차로를 횡단할 수 있다. 그리고 대각선 횡단보도에 보행 신호가 들어오면 모든 차량이 정지해야 하므로 안전사고도 예방할 수 있는데, 특히 차량이 보행자 녹색신호에 우회전을 하면서 발생하는 교통사고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대각선 횡단보도의 유래에 대해서는 정확이 알려진 바가 없으나, 1940년대 말 미국과 캐나다에서 처음 생겨났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보행자보다 차량 통행이 우선시 되던 당시 분위기 상 ‘불편하다’는 이유로 점차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그러다 점차 ‘보행자 안전’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며 다양한 교통법규들도 개선되었다. 그리고 대각선 횡단보도가 보행자의 편의와 안전을 추구하는 도움이 된다는 데에 다기 공감대가 형성되며, 우리나라를 비롯해 여러 국가에 급속도로 증가하게 되었다.

이처럼 다양한 국가에 존재하는 대각선 횡단보도는 국가마다 일컫는 용어도 다양하다. 일본과 캐나다에서는 보행자들이 뒤섞여 지나가는 모습에서 착안해 스크램블 교차로(scramble intersection)라고 부르며, 영국은 X자형 횡단 (X Crossing), 미국은 대각선 횡단 (diagonal crossing)이라 명명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타 국가에 비해 늦게 도입된 만큼 상대적으로 아직 대각선 횡단보도가 보편화되어 있지는 않다. 하지만 서울특별시와 수도권, 그리고 그밖에 지방 도시를 중심으로 대각선 혹 횡단보도 설치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참고로 다수의 보도과 자료에 따르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대각선 횡단보도는 1984년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용두동 오스카 극장 앞 삼거리에 설치된 횡단보도다. 이후 이곳의 횡단보도가 보행자의 편의를 돕는 데 효과가 좋다고 인식되면서 꾸준히 설치되어 왔다.

특히 서울시는 앞으로 대각선 횡단보도를 더욱 적극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대각선 횡단보도 확대는 보행자를 우선 한 ‘걷기 편한 도시 서울’의 세부 계획 중 하나로 시는 지난 5월 올해를 ‘보행특별시 서울’의 원년으로 선언하고 ‘제2차 보행안전 및 편의증진 기본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입각해 서울시는 현재 120개 수준인 대각선 횡단보도를 2023년까지 240개로 늘리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번 사업을 위해 시는 서울 내 설치된 신호교차로 5700여개를 전수 조사해 대각선 횡단보도를 설치할 수 있는 지역 516개를 선정했고, 내년부터 연간 30곳 이상 설치해나갈 방침이다. 대표적으로 내년 종로구청입구 사거리와 연세대학교 정문 앞에 대각선 횡단보도를 설치할 예정이다.

또한 시는 대각선 횡단보도의 불편한 점은 점차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기존에 좁은 도로 위주로 대각선 횡단보도를 설치했다면, 이번엔 보행자 통행량이 많은 간선도로에도 설치한다. 그리고 간선도로는 녹색교통진흥지역 및 간선급행버스체계(BRT)와 범위가 겹치는 만큼 서울지방경찰청과 논의해 신호 운영 조정 등 개선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아울러 보행 신호 체계를 시간·요일에 따라 가변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보행자의 안전과 편의에 직결된다고 알려지며 점차 확대되는 ‘대각선 횡단보도’. 더 많은 연구와 고민으로 안전과 편의성을 올리고 불편함은 해소되어 보행자와 운전자 모두가 즐거운 도로 환경이 구축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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