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이시연 / 디자인 최지민] 오리온 초코파이는 중국 파이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대표 상품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초코파이 정(情)’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지만, 중국에서는 정(情)이라는 단어 대신 ‘인(仁)’이라는 글자로 바꾸어 판매되고 있다.

이는 인(仁)사상을 중시하는 중국의 문화를 활용한 대표적인 마케팅으로 중국의 정서를 철저히 이해한 덕분에 오리온은 치열한 중국 과자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오를 수 있었다.

중국인들에게 인(仁)은 매우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인을 최고의 덕목으로 한 유교사상이 오랜 세월동안 상당한 역할을 해온 중국에서는 인(仁)을 주제로 한 글귀 내지는 명언이 많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이는 한자어로 사람 인(人‘)과 두 이(二)가 합쳐져 ’두 사람이 친하게 지낸다, 남을 사랑하고 어질게 행동한다.’는 유교의 핵심 가치로 유교 경전인 《논어》에서 주된 가르침을 전파하고 있는 중국의 사상이다.

‘인’사상이 나타나게 된 배경에 대해 살펴보면 그 중심에 ‘공자’가 있다. 중국인의 스승이자 성인으로 존경받고 있는 공자는 자신이 살던 춘추전국시대가 혼란한 이유가 ‘인’의 부재에서 비롯되었다고 주장했다.

춘추전국시대는 사회 시스템적으로는 분명 한 단계 발전한 시기였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군주와 신하들 간의 배신이 난무하고, 남녀 간의 근친상간 및 타락이 절정에 이르렀고, 지배층이 백성들을 철저히 쥐어짜는 말세였다.

이러한 혼란 속에도 “‘인간다움’을 바탕으로 한 국가와 백성들의 신뢰는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공자의 주장은 점차 사람들에게 큰 깨달음을 주며 서서히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그의 죽음 이후, 제자들이 위대한 스승의 가르침을 수없이 되뇌면서 유교는 동아시아의 정신적 토대가 되었다.

이러한 정신은 현재 중국 곳곳에서 엿볼 수 있는데 앞서 언급한 초코파이의 중국판 CF 내용을 보면 버스에 탄 두 아이가 자리 하나를 두고 서로 “내가 먼저”라고 싸우고 있다. 얼핏 보면 자리쟁탈전이라 보일 수 있지만 뒤이어 버스에 탄 할머니를 통해 어떤 상황인지 짐작하게 해준다. “할머니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게 내가 먼저”인 상황을 품고 있는 것이다. 이는 중국의 인(仁)사상이 생활 속에 스며든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인’사상은 현대에 와서는 ‘상대가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라는 뜻에 가깝다. 그만큼 먼저 알아차리고 상대를 배려한다는 뜻이다.

인(仁)에 대한 후대의 해석을 봐도 알 수 있듯이,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 상대를 존중하기 위해 먼저 이해하려 노력하는 배려의 마음이 가득함을 알 수 있다. 이를 알고 중국을 바라본다면 더 많은 것이 보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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