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지난 5월 29일 유럽의 대표 관광지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35명이 탑승한 허블레아니 호가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안타까운 사고로 한국인 승객과 가이드 등 33명 중 25명이 숨졌고 1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이 사고가 발생하고 해외여행 상품 패키지의 안전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고, 철저한 점검과 함께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에 많은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해외여행 패키지 상품에 포함된 레저·체험시설과 현지 이동수단의 안전 관리가 미흡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8일 한국소비자원이 헝가리 유람선 사고를 계기로 9개 해외여행 패키지 상품에 포함된 수상·수중 레저·체험 시설 37곳과 현지 이동수단 17개를 대상으로 안전점검한 결과를 공개했다.

[한국소비자원 제공]

이번 조사 대상은 사고가 발생했던 헝가리는 물론, 체코, 크로아티아,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 등 동유럽 여행 2개 상품과 평소 인기가 많은 베트남 하노이, 태국 방콕·푸껫, 필리핀 보라카이·세부,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인도네시아 발리 등 동남아 여행 7개 상품이었다.

점검 결과 여전히 안전 불감증이 만연했다. 레저체험시설 중 약 30%에 달하는 11곳은 어린이용 구명조끼가, 2곳(5.4%)은 성인용 구명조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남녀노소 많은 관광객이 이용하는 바나나보트 시설은 조사대상 4곳 모두 안전모를 제공하지 않았으며, 제트보트 시설은 조사 대상 5곳 중 1곳에서 관광객의 무면허 조정을 보란 듯이 허용하고 있었다.

꼼꼼히 만전을 기해도 발생하는 것이 ‘사고’인데, 점검 결과 대형 인명 사고가 언제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었다. 아울러 조사 대상 중 75.7%인 28곳에는 구급함이 없어 사고 때 적절한 의료조치를 받기가 어려운 것으로 지적됐다.

시설뿐만 아니라 안전교육 역시 허술했다. 레저·체험 상품 중 51.3%는 사전 안전교육이 이뤄지지 않았고 33.3%는 안전교육이 외국어로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패러세일링(4곳 중 3곳)과 제트스키(5곳 중 4곳), 바나나보트(4곳 중 3곳)는 안전사고 발생위험이 크지만 사전 안전교육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밖에 현지 이동수단 중에서는 조사 대상 중 9개(52.9%) 차량에 탑승객 안전벨트 착용 안내가 없었고, 58.8%에는 차량 내 소화기가 없었고 45.5%에는 비상탈출망치 안내 표시가 없어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소비자원은 문화체육관광부에 국외여행상품 정보제공 표준안에 레저·체험상품 이용 때 안전수칙 관련 정보 제공을 요청할 계획이다. 또 주요 여행사에는 레저상품 이용 때 안전수칙 가이드북 제공, 안전장비가 갖춰진 레저·체험시설 이용 및 차량 이용, 레저·체험활동 때 한국어가 가능한 현지 가이드를 통한 안전교육 의무화를 권고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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