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 디자인 최지민] 지난 2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책을 읽은 사람의 비중은 50.6%로 절반을 겨우 넘어섰으며 이 비중은 2013년 62.4% 이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독서 인구 1인당 1년 동안 읽은 책의 권수는 14.4권으로 20.8권을 기록한 2011년 이후 꾸준히 감소해 같은 방식으로 조사한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특히 과학이라는 영역은 일반 대중들에게 어려운 영역이기도 하며 스티븐 호킹이 <시간의 역사>를 집필한 이후 ‘호킹 지수’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다.

‘호킹 지수’는 책을 구입한 독자가 실제로 책을 읽었는가 따져보는 지수이다. 책 전체 페이지를 100으로 가정했을 때 독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읽은 비율을 계산한 것이다. 관심 있는 책을 구입해 몇 장 읽지도 못하고 도중에 포기한 책일수록 호킹 지수는 낮아진다.

스티븐 호킹의 <시간의 역사>처럼 책 자체는 잘 알려져 있고 실제로 읽은 사람도 많지만 정작 내용을 제대로 읽고 이해한 사람은 별로 많지 않다는 농담에서 나온 표현이다. <시간의 역사>는 전 세계 40개 언어로 번역이 되어 발간되었고 우리나라도 1990년에 발간되면서 그해 스티븐 호킹이 방한을 하며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런데 이렇게 전 세계에서 1,000만 부 이상 팔린 <시간의 역사>의 호킹 지수는 고작 6.6%라고 알려져 있다. 책을 구매한 100명 중 약 6.6명 정도만 이 책을 모두 읽었다는 뜻이다. 스티븐 호킹 이전에도 고전 서적들을 두고 누구나 제목을 알고는 있지만 아무도 읽지는 않는 책이라고 표현한 선례 역시 이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완독하지 못한 책들을 살펴보면 대부분은 장편이거나 전집, 그리고 역사서 등 두껍고 무거운 내용의 책들이다. 하지만 베스트셀러로 알려진 책 중에서도 호킹 지수가 10% 이하를 기록하는 책들도 상당수이다.

<시간의 역사> 외에도 힐러리 클린턴의 국무장관 시절을 담은 회고록인 <힘든 선택들>은 1.9%, 자본주의의 불평등 문제를 담아낸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은 2.4%로 <시간의 역사>보다 더 낮은 호킹 지수를 기록했다. 요즘은 에세이 부류의 짧고 가벼운 책을 많이 읽거나 스낵처럼 간편하게 문화생활을 즐기는 트렌드인 스낵 컬처를 반영한 흐름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베스트셀러다, 올해의 추천 도서다 해서 일단 책을 샀지만 책장에만 꽂아두거나 시간이 없다, 지루하다 등의 이유로 책을 집에 고이 모셔두는 사람이 많다. 또한 보고 싶은 부분만 보는 발췌 독서를 하는 사람들의 수도 적지 않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서도 여가 시간에 책을 읽는 사람들보다는 주중과 주말 모두 TV 시청, 휴식, 컴퓨터 게임 및 인터넷 검색의 순으로 여가 활동에 시간을 할애하고 있었다.

이제 책을 읽기 좋은 계절을 맞아 상대방의 시선을 의식해 이해하기도 어렵고 무거운 책을 무리하게 도전하기보다, 가볍고 얇은 책이라 하더라도 가볍게 완독해보는 습관을 지녀보는 것은 어떨까?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