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이시연 수습기자] 와인 종주국이라 불리는 프랑스에서 정부가 내년 1월에 대대적으로 진행하려고 했던 '술 안 마시는 달' 캠페인을 사실상 철회했다.

1. 프랑스의 '술 안 마시는 달' 캠페인

프랑스 파리의 한 바에서 21일(현지시간) 보졸레누보 와인 시음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프랑스 파리의 한 바에서 21일(현지시간) 보졸레누보 와인 시음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프랑스는 지난 3월 건강을 위해 매일 마시는 와인을 피할 것을 권장하며 '술 안 마시는 달' 캠페인을 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 보건 관리들이 음주로 인한 사망자가 증가하자 이를 줄이기 위한 대국민 캠페인을 마련했고, 그 주종이 프랑스의 대표주류인 와인이라고 지목하고 나섰다. 실제로 프랑스 의료-보건 정책을 총괄하는 '프랑스 공공보건청'에 따르면 프랑스 성인의 4분의 1은 상습적인 과음을 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사망자는 연간 4만 1천 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프랑스는 1981년까지 학교에서 주류 판매가 가능했다. 심지어 1956년까지는 14세 미만 어린이에게 0.5리터의 와인이나 사이다, 맥주를 판매하기도 했다. 

2. '술 안 마시는 달' 캠페인, 프랑스 와인 생산자 큰 반발
정부의 '술 안 마시는 달' 캠페인 시행을 앞두고 프랑스 와인 생산자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와인 산지인 프랑스 남부 랑그도크 지역의 와인 생산자 단체 대표인 제롬 빌라레는 현지 언론에 "이런 공공 캠페인은 적당히 마시는 소비자들을 혼란스럽게 한다. 또 이런 종류의 연구는 소비자들에게 죄책감을 느끼게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와인을 식사와 함께 즐겨온 프랑스인들 사이에서도 "와인 역시 다른 술처럼 건강에 해로우므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강해지면서 논쟁이 일어나고 있다. 

3. '술 안 마시는 달' 캠페인 철회..와인 생산업자 로비 반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오른쪽)과 아녜스 뷔쟁 보건장관(왼쪽) (연합뉴스 제공)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오른쪽)과 아녜스 뷔쟁 보건장관(왼쪽) (연합뉴스 제공)

결국 정부는 내년 1월에 대대적으로 진행하려던 '술 안 마시는 달' 캠페인을 사실상 철회했다. 뷔쟁 장관은 "내년 2월 보건사회관계장관 회의 이후로 '술 안 마시는 달 캠페인' 관련 결정을 미루기로 했다"면서 "1월에 하려던 계획은 폐기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이를 두고 "와인 생산업자들의 강력한 로비에 프랑스 정부가 굴복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보건장관과 주류업계에서 내년 1월 집중 금주 캠페인의 '사실상 폐기' 설이 나오자 건강 관련 시민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알코올중독예방협회의 활동가 나탈리 라투르는 "이미 금주 캠페인에 관련 예산이 책정되고 인력이 투입됐는데 이를 폐기하는 '밀실 결정'이 이뤄졌다"면서 와인농가의 강력한 로비에 정부가 굴복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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