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이시연 수습기자] 2008년 월스트리트발 금융위기에서 ‘금융위기 최후의 승자’라는 평을 받고 있는 사람이 있다. 그는 금융가 집안에서 보고 배운 지식으로 ‘시티그룹’을 창업하지만 동료에게 배신당해 방탕아로 살아가게 된다. 하지만 시련을 딛고 탁월한 리더십과 위기관리 능력으로 세계에서 손꼽히는 금융재벌로 도약하게 된 제이미는 현재 트럼프를 위협하는 차기 대권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보고 배운 지식으로 세계최고 은행 일구다

(연합뉴스 제공) JP모건 체이스, 제이미 다이먼 CEO
(연합뉴스 제공) JP모건 체이스, 제이미 다이먼 CEO

그리스 이민자 3세 출신인 제이미 다이먼은 터프츠 대학에서 심리학과 경제학을 공부한 뒤 하버드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증권브로커인 조부와 부친의 영향으로 어릴 적부터 금융과 자본에 대한 식견을 갖게 된 제이미는 하버드 경영대학원 졸업 후 골드만삭스, 리먼브러더스 등 쟁쟁한 기업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 그러나 아버지의 상사였던 샌디 웨일의 제안을 받고 소형 금융기관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 입사했고, 이후 천부적인 금융 감각을 바탕으로 샌디 웨일과 함께 세계최고의 은행인 시티그룹(CITIGROUP)을 일구어낸다.

상사에게 배신당한 제이미, 방탕한 생활
하지만 제이미의 약진과 성공을 시기한 샌디 웨일은 1998년, 휴가 중인 제이미를 해고하고 회사를 독차지했다. 샌디 웨일에게 배신당한 제이미는 그때부터 방탕한 생활을 하게 된다. 훗날 웨일은 NYT 인터뷰에서 “(제이미를 해고한 것이)지금껏 한 실수 중 가장 후회되는 일”이라고 고백했다.  

모 아니면 도, 카리스마와 설득력으로 위기 타파

(연합뉴스 제공) JP모건 체이스
(연합뉴스 제공) JP모건 체이스

고비는 또 있었다. 2012년 JP모건 런던 지사가 파생 상품 투자 실패로 20억 달러에 가까운 손해를 보자, 주주들이 다이먼에게 책임을 물며 회장직과 CEO직을 분리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다이먼은 "회장에서 물러나느니 회사를 떠나겠다"고 초강수를 던졌다. 그러자 그를 탄핵하기 위해 회의장에 모였던 투자자와 직원들은 그의 기세에 눌려 돌연 회장 재신임을 축하하는 박수를 치며 회의장을 나왔다. 그 정도로 카리스마와 설득력이 뛰어났다

경영을 위한 구조조정, 비난은 실적으로 잠재워
그는 무자비한 구조조정으로도 유명하다. 뱅크 원 CEO 부임 당시 "잡초 몇 포기 뽑아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전기톱으로 베어야 한다"며 7000명을 감원했고, 2005년 JP모건에서도 7000명을 잘라 원성을 샀다. 하지만 취임 6년 만에 JP모건을 세계 최대 은행으로 키우고 사상 최대 순이익(213억 달러)을 낸 뒤 직원 7만8000명을 추가 채용해 비난을 잠재웠다.

트럼프를 위협하는 차기 대통령 후보

(연합뉴스 제공) JP모건 CEO 제이미 다이먼(좌)과 트럼프 대통령(우)
(연합뉴스 제공) JP모건 CEO 제이미 다이먼(좌)과 트럼프 대통령(우)

작년 9월 제이미는 회사 행사에서 “나는 트럼프만큼 터프하고, 그보다 똑똑하다. 내가 트럼프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발언을 했다. 이 말이 소셜미디어에서 논란이 되자 제이미는 “그 말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나는 대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다. 오늘처럼 즉흥 발언을 한 것은 내가 좋은 정치인이 될 수 없다는 증거”라면서 바로 몸을 낮췄다.

그의 번복에도 불구하고 미국 언론은 다음 대선 주자로 제이미를 포함시켜 보도했다. 게리 콘 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제이미 다이먼에 대해 “제이미는 경이롭고 대단한 대통령이 될 것이다. 대통령 집무실에서 일해 보니 대통령은 다국적 기업을 운영하는 것과 비슷했기 때문이다”며 그의 뛰어난 기업 운영 능력을 평가했다.  

(연합뉴스 제공)
(연합뉴스 제공) JP모건, 제이미 다이먼 CEO

한편 다이먼 회장은 최근 주주들에게 보내는 편지에 JP모건의 미래 비전을 담았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도입할 것이다. 아마존 프라임멤버 고객들이 받는 수준만큼 사용하기 쉽고 싸며 자동화된 인공지능 로보어드바이저 자문을 제공하는 게 목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모든 금융회사들이 가려는 방향이지만 위기 승부사인 그가 강조했다는 점에서 더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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