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이시연 수습기자]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교장관은 1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모랄레스 대통령이 멕시코에 망명을 신청했으며, 멕시코 정부는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1. 첫 원주민 출신-14년 독재 볼리비아 대통령

(연합뉴스 제공) 볼리비아 모랄레스 대통령
(연합뉴스 제공) 볼리비아 모랄레스 대통령

에보 모랄레스(60) 대통령은 '볼리비아 첫 원주민 지도자'이자 '중남미 현역 최장수 지도자'였다. 그는 2006년 1월 대통령궁에 입성한 지 13년 10개월 만에 4선을 위한 부정선거 시도로 사퇴 의사를 밝혔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첫 취임 후 2번째 연임 때도 64.2%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연임에 성공했고, 2014년 대선에서도 61.36%의 득표율을 보여 3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지난 2018년 치러진 대선에서도 높은 득표율을 보였지만 부정선거 의혹을 받았다. 그의 무리한 연임시도와 부정선거 시비로 국민들과 군경은 ‘쿠데타’를 일으켰고, 볼리비아 대통령은 마침내 사퇴를 결정했다.

2. “도망갈 이유 없다”고 했지만 멕시코로 망명 신청한 모랄레스 

(연합뉴스 제공) 모랄레스 퇴진에 환호하는 시위대
(연합뉴스 제공) 모랄레스 퇴진에 환호하는 시위대

퇴진을 결정한 이후 볼리비아에서는 “물러난 모랄레스의 현재 행방을 알 수 없다”고 전했다. 한 때 그의 우방국 망명설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모랄레스 煎 대통령은 현지 ABI통신을 통해 "도망갈 이유가 없다"고 부인했었다. 하지만 멕시코 외교장관은 11일(현지시간)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몇 분 전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의 전화를 받았다"며 "전화통화를 통해 모랄레스 대통령이 정치적 망명을 공식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에브라르드 장관은 "인도주의적인 이유와 그가 위험에 처한 볼리비아의 현재 상황을 고려해 정치적 망명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대선에서 89년 만에 중도좌파 정부가 들어선 멕시코는 모랄레스의 퇴진이 ‘군사 쿠데타’라고 비판하면서, 모랄레스가 원할 경우 망명을 허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3. 모랄레스 정권 물러난 혼돈의 볼리비아…군사정부 들어설 수도

(연합뉴스 제공) 혼돈의 볼리비아
(연합뉴스 제공) 혼돈의 볼리비아

한편, 14년 가까이 집권한 모랄레스 대통령이 물러난 볼리비아는 '시계 제로'의 혼란 속에 빠졌다. 당장 누가 위기의 볼리비아를 이끌지도 불확실한 상태에서 대선 이후 두드러진 볼리비아 내부의 분열도 더욱 심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11일(현지시간) 볼리비아 언론은 “모랄레스 대통령이 사퇴한 이후 볼리비아의 긴장이 한껏 고조됐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수도 라파스를 비롯한 볼리비아 곳곳에서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여러 학교와 상점이 문을 닫았고 도로 봉쇄 속에 대중교통 운행도 중단됐다. 현재 볼리비아는 말 그대로 권력 공백 상태다. 유고시 대통령 권한을 승계하는 것은 부통령, 상원의장, 하원의장 순인데 이들은 모두 전날 모랄레스 대통령 사퇴 전후로 함께 물러났다. 일각에서는 과거 중남미 국가들의 군사 쿠데타 사례처럼 권력 공백 속에 군사 정부가 들어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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