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전 남편 살해 사건의 6차 공판에서 고유정의 계획적 범행임을 입증할 검찰의 새로운 증거들이 공개됐다.

지난 4일 제주지법 형사2부는 오후 2시 201호 법정에서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고유정에 대한 여섯 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는 고유정의 이동 동선이 찍힌 CCTV 영상과 통화 내역 등 고유정의 범행 과정, 사건 쟁점을 확인하며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형식으로 검찰의 문서증거조사가 이뤄졌다.

검찰에 따르면 고 씨는 제주에 오기 전 청주에서 감기약을 처방받았으며 졸피뎀 성분의 수면제 7정을 함께 처방받았다. 그러나 나중에 압수된 5일치 약봉지에는 다른 약은 그대로였지만 졸피뎀 성분의 수면제 7정이 모두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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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씨는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피해자가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사건 현장에 있던 아들은 피해자와 함께 카레라이스를 먹었으며 고 씨만 먹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또 검찰은 펜션 내부에서 피고인이 피해자를 칼로 찌른 뒤 혈흔이 묻은 칼을 수차례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공격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흔적이 발견된다고 설명했다. 최초 공격이 일어난 다이닝룸에서 피해자가 도망치려고 현관까지 이동하기까지 총 15곳에서 앉은 자세와 서 있는 자세 등으로 공격행위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고 씨가 다이닝룸에서 피해자를 우발적으로 찔렀을 뿐이고 도망치다 피해자가 쫓아오는 과정에서 혈흔이 펜션에 묻었을 것이라는 고 씨의 주장은 이와 같은 혈흔 분석과 명백하게 배치된다"라고 설명했다.

사건 당일 고 씨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는 시간에 펜션 주인과 통화한 내용도 법정에서 공개됐다. 3차례에 걸쳐 이뤄진 통화녹음에서 고 씨의 목소리는 매우 태연했으며 펜션을 이용할 때 주의할 점을 설명하는 펜션 주인의 말에 중간마다 웃으면서 고맙다고 대답하는 등 고 씨는 시종일관 밝게 전화 통화를 했다.

특히 범행 직후인 오후 10시 50분께 고 씨의 휴대전화로 게임을 하던 아들이 펜션 주인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바꿔주자 "(아들에게) 먼저 자고 있어요. 엄마 청소하고 올게용∼"이라며 웃으면서 말하는 부분에서 방청객들 전부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한편 고 씨의 다음 재판은 11월 18일 오후 2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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