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 디자인 최지민] 최근 각국의 청소년들이 정부와 기성세대를 향해 기후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요구하는 결석 시위를 벌이고 있다. 청소년들이 기후 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현재의 환경 위기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촉구하며 거리로 나선 것이다.

‘청소년 기후 행동’은 온난화 및 기후 변화 완화를 목적으로 하는 학생들의 국제적 시위이다. 주로 동맹휴학의 형태로 이루어지며 2018년 8월 스웨덴의 기후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스웨덴 의회 밖에서 "Skolstrejk för klimatet(기후에 대한 학교 파업)" 플래카드를 들고 행동을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툰베리는 학교에 가는 대신 스웨덴 의사당 앞에서 시위를 한 달 넘게 이어갔다. 그리고 툰베리의 1인 시위를 본 영국과 프랑스, 호주, 일본 등 130여 개국의 청소년 160만 명이 동참하면서 금요일마다 기후 행동 변화를 촉구하는 운동인 ‘미래를 위한 금요일(Friday for Future)’로 발전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달 27일 ‘청소년 기후 행동’ 주최로 주최 측 추산 청소년 500여명이 참여한 결석 시위가 열렸다. 이들은 미래 세대의 생존을 위해 정부와 어른들이 힘써 달라고 입을 모았다.

이번 시위를 기획한 김유진(17) 청소년 기후 행동 활동가는 “실질적인 기후 변화에 대응하지 않는 정부의 모습을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목소리를 내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집회를 준비한 경기 용인외대부속고등학교 1학년 김도현 양은 "기후 위기 시대에 태어나서 앞으로 오래 살아가야 할 청소년들이 여기 모였다"면서 미래에 대한 위기감, 절박함을 알리고자 시위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학생들만 참가한 것은 아니었다. 내년 연차 휴가를 당겨쓰고 참석했다는 직장인 김보영 씨는 "이미 한계를 초과한 상태에서 지구의 온도를 억제하기 위해 뭔가 해볼 수 있는 시간은 10년도 채 남지 않았다"면서 "지구를 지킬 수 있는 마지막 10년을 함께 해 달라"고 말했다.

이날 집회는 운동회 형태로 열렸으며 청소년들은 박 터뜨리기, 합동 제기차기 등 기후 위기에 대한 대응을 촉구하는 다양한 게임을 했다. 한쪽 볼에 지구 모양을 그린 한 여학생은 '우리는 살고 싶어요'라는 손팻말을 들기도 했다.

몇 가지 장례 물품과 거울을 마련해 놓고 '기후변화에 대응하지 않으면 이 사진 속 주인공은 바로 당신이 될 것입니다'라며 환경 위기를 시민들에게 경고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청소년들은 현재의 기후 상황이 '국가적 비상사태'임을 정부가 인정하고 제도 및 정책 전반을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일부 학교에서는 결석 시위에 나가기만 해도 징계하겠다고 압박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학생들이 문제의식을 가지고 소신을 펼치는 행동으로 충분히 체험이나 학습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을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대응의 노력을 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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