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연안국가 레바논에서 벌어진 대규모 반정부 시위 현장에서 겁먹은 아기에게 시위대가 동요 '상어가족'을 불러주는 장면이 촬영돼 화제다.

21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등 외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레바논 여성 엘리안 자보르는 19일 밤 생후 15개월인 아들 로빈을 차에 태운 채 베이루트 남쪽 바브다 지역을 지나다 시위대에 둘러싸였다.

(엘리안 자보르 페이스북 캡처 = 연합뉴스)
(엘리안 자보르 페이스북 캡처 = 연합뉴스)

자보르는 "아기가 있다. 너무 큰 소리를 내지 말아달라"고 부탁하자, 시위를 벌이던 시민들이 일제히 율동하며 상어가족의 영어판 '베이비 샤크'(Baby Shark)를 부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로빈은 이 노래를 좋아한다. 그는 집에서 여러 번 그 노래를 듣고 웃곤 했다"고 말했다.

이 장면을 찍은 동영상은 레바논에서 큰 인기를 끌었으며 자보르는 자신이 이런 일이 있었다고 말해주기도 전에 남편이 동영상을 봤을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고 덧붙였다.

레바논에서는 정부가 내년부터 왓츠앱 등 메신저프로그램 이용자에게 하루 20센트, 한 달 6달러의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지난 17일 이래 연일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경제난 심화와 35세 미만 청년의 37%가 무직일 정도로 높은 실업률로 고통받는 와중에 만성적 부패로 악명 높은 정치권이 국민에게 부담을 전가하는데 격분한 것이다.

시위대는 부패를 규탄하며 내각 총사퇴를 요구했고, 사드 하리리 레바논 총리는 이날 반정부 시위를 누그러뜨리기 위한 경제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개혁안에는 메신저 프로그램 과세 철회, 전·현직 국회의원과 장관 등 고위 공무원 급여 50% 삭감, 국제사회로부터 받은 수십억 달러 규모의 기부금 활용 방안이 담긴 내년도 예산 확정 등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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